[윤미숙기자] 11조5천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이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메르스 관련 예산 일부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증·감액 논의 과정에서 삭감돼 '메르스 피해 극복'이라는 추경안의 취지를 무색케 했다.
앞서 복지위 예산결산심사소위원회는 지난 16일 정부가 제출한 추경안을 심사하면서 여야 합의를 거쳐 감염병 연구병원·전문병원 설립 예산 101억3천만원을 편성했지만, 본회의를 통과한 추경안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의료기관에 대한 피해보상액 역시 복지위 심사에서 5천억원 증액했지만, 예결위 여야 간사 협의에서 증액 폭이 2천70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이와 관련해 복지위 소속 새정치민주연합 김용익 의원은 본회의 반대 토론에 나서 "이번 추경의 취지는 메르스 사태를 수습하기 위한 메르스 추경"이라며 "다른 예산도 아니고 어떻게 메르스 후속 대책 예산을 이렇게 사정없이 삭감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메르스 사태는 정부의 잘못이었다. 아무 대책도 세우지 않고 어처구니 없는 오판과 실수를 반복하면서 온갖 정보를 다 숨기려는 비밀주의가 빚어낸 대란이었다"며 "피해 보상 예산을 반토막 내는 것이 정부의 잘못에 대한 사죄의 태도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지금이라도 표결을 중단하고 여야가 다시 모여 메르스 병·의원 손실보상 예산을 5천억원으로 다시 증액하고 감염병 연구병원·전문병원 설계비 예산 101억원을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공공병원 설립 거부, 손실보상 예산 삭감이 메르스 대책이냐'는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본회의장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본회의에 앞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이번 추경이 메르스 예산이라고 함에도 불구하고 감염병 전문병원 설립 예산 편성이 이뤄지지 못한 점은 정말 해도 해도 너무 지나친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 상정된 추경안은 재석 207명 가운데 찬성 149표 반대 23표 기권 35표로 가결 처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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