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26일 '법인세 정비' 논란과 관련, "모든 법인의 법인세 인상을 요청하는 게 아니라 잘 나가는, 상위 재벌 대기업의 법인세를 정상화하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사내 유보나 투자 조차 할 수 없다면 우리 논리가 잘못된 것이지만, 곳간에 돈을 쌓아놓는 재벌들에 대한 법인세 정상화는 보수와 진보, 여야를 떠나 지속 가능한 한국 사회를 위해 해야 할 조치"라고 주장했다.
앞서 여야는 지난 23일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에 합의하면서 추경안 부대의견에 '법인세 정비' 문구를 넣는 데 합의했으나 새누리당은 논의 가능성을 열어둔 것 뿐 법인세 인상에 동의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인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법인세 인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 의장은 "무조건 논의를 회피하는 정부 여당은 대단히 무책임하다"면서 "4년 째 매년 10조원의 세금이 못 걷히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법인세 최저한세율을 올리는 방식으로 몇천억원 정도 더 들어온다. 법인세 감면도 재벌 대기업 중심으로 돼 있고 규모도 4~5조원이 된다. 이는 조세 감면 규모의 60%다. 이것을 손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의장은 또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 시절 즐겨 지칭하던 '정책벌레'라는 단어를 좋아한다"며 "스스로 채찍질하고 공부하면서 철저한 '정책벌레'가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특히 최 의장은 "저 역시 내셔널지오그래픽 다큐 동물의 세계를 정말 좋아하는데, 동물의 세계에 배신이나 충성 같은 심리적 요소를 읽은 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이는 박근혜 대통령이 기자 시절의 박영선 전 원내대표와 인터뷰하며 즐겨 보는 TV 프로그램이 '동물의 왕국'이고 그 이유로 동물은 배신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언급한 점과 관련해 국회법 개정안 거부권 정국에서 박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최 의장은 "제가 본 정글의 법칙은 덩치 큰 놈이 작은 놈을 잡아먹는 게 아니라 빠른 놈이 느린 놈을 잡아먹는 것"이라며 "강한 것은 덩치가 아니라 속도다. 좀 더 강하고 빠른 정책위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의장은 지난주 정책위 자문위원과의 만남에서 ▲지속 가능한 사회 ▲포용적 성장과 시장경제 ▲인간의 존엄 보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소개하며 "모든 정책을 재설계할 것이며 시민의, 시민에 의한 민생정책을 기치로 스마트한 정책정당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이 올 하반기 4대 개혁(공공·노동·금융·교육)을 집중 추진키로 한 것과 관련해선 "내부적으로 몇 달 전부터 검토해 왔고 자료를 모아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원내대표단과 정책위원회, 환노위원 간 정책협의를 시작할 것"이라먀 "정부가 구체적 내용을 설명하는대로 맞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