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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家 두 형제의 '진실게임' 후계자는 누가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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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친 하쓰코 씨 방한, 신동빈 제외한 가족회의 임박…'변수'되나

[장유미기자] 롯데그룹 오너 일가의 '왕자의 난'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 회장의 '진실게임'으로 치닫고 있다.

이번 대립의 핵심은 '얼마나 많은 우호지분을 확보하느냐'인 만큼 그 열쇠를 쥔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 어떤 아들에게로 향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또 롯데그룹 후계구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구조도 또 다른 복병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재 두 형제는 이 부분에 대해 서로 자신이 이번 싸움에서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은 이에 대해 여전히 침묵하고 있다.

30일 롯데그룹은 이날 공개된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일본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 내용에 대해 그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특히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을 추방하고자 하는 강한 의지를 보였다는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대해서는 "이는 신 전 부회장이 유도한 일"이라며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 '건강 이상설' 신격호 회장…롯데 "의사를 표현하기 힘든 상태"

이번 롯데 일가의 경영권을 둘러싼 진흙탕 싸움에서 두 형제가 첨예하게 대립하는 부분은 바로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이다. 신 전 부회장과 신 회장은 '아버지의 의중'을 두고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며 비방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의사를 표현하기 힘든 상태"로 사실상 어느 아들에게 자신의 경영권을 물려줄지 판단이 불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올해 94세의 고령인 신 총괄회장의 판단력이 흐려진 것을 신 전 부회장이 이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신 전 부회장은 30일 보도된 일본 니혼게이자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신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졌다고 주장하며 불씨를 키웠다. 또 이번 일은 자신이 꾸민 '쿠데타'가 아닌 신 총괄회장의 뜻이라고 밝혀 신동빈 회장의 주장을 반박했다.

신 전 부회장은 "27일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건은 동생인 신 회장이 (해임하는 지시를) 듣지 않아 아버지가 일본에 와서 결정을 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신동빈 회장 측은 이날 오전 공식자료를 통해 신격호 총괄회장이 신동빈 회장의 해임을 지시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응수했다. 특히 27일 오후에 있었던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해임 발표에 대한 내용도 사전에 전혀 공유된 바가 없었다고 밝히며 신 전 회장의 주장에 맞섰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과 일부 친족들이 고령이라 거동과 판단이 어려우신 총괄회장님을 임의로 모시고 가 구두로 해임발표를 유도한 것"이라며 "구두 해임은 이사회 등 적법한 절차없이 무단으로 이뤄진 것으로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진들도 이런 점을 이해하고 그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롯데그룹 이종현 정책본부 홍보실장 역시 "이사를 해임하는 것은 반드시 이사회를 통해 해야 하는 일"이라며 "27일 구두로 지시한 후 별도 이사회 없이 해임 관련 방이 회사에 붙었는데 이는 절차에 어긋난 잘못된 일이다"고 설명했다.

◆日 롯데홀딩스 주총 표심 대결서 '진실' 가려질까

롯데그룹 경영권 확보의 중심이라 할 일본 롯데홀딩스에 대한 두 형제간 기싸움도 팽팽하다. 이들은 일본 롯데홀딩스의 우호지분 확보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펼치며 곧 있을 주총 대결에서 '2차전'을 예고하고 있다.

현재 주총 개최 여부와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시시각각 상황이 변하는 탓에 조만간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 28일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긴급 이사회를 열어 부친인 신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일선 퇴진시킨 행위가 정관에 규정돼 있지 않아 정관 개정을 위한 주총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이사 교체를 제안할 것이라는 의지를 내비친 상태다.

또 신 전 부회장은 자신의 우호 지분 세력이 신동빈 회장보다 월등히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의 롯데홀딩스 의결권은 2% 미만이지만 아버지가 대표로 있는 광윤사 지분 33%와 종업원 지주회 지분 약 32%를 합하면 3분 2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 롯데홀딩스의 최대주주인 광윤사의 지분 역시 신 회장 보다 자신이 더 많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 측은 신 전 부회장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특히 지난 15일 신 회장의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 선임과 28일 신 전 부회장 측의 이사 구두 해임에 대한 무효 결정은 우호 지분이 우세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광윤사 외에 우호지분이 30% 정도 있다면 신 회장을 대표로 선임하는 이사회에서 반대가 1~2명은 나왔을 것"이라며 "신 회장이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의 과반을 확보했으며 신 회장 측 우호지분은 최대 70%까지 갈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광윤사 지분도 신 회장이 보유한 29%에 그의 우호세력인 우리사주 조합 12%가 확보됐기 때문에 장악한 것과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롯데홀딩스의 자세한 주주구성, 지분내역 등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아 어느 측의 주장이 맞는지에 대한 판단은 여전히 모호한 상태다. 또 신격호 총괄회장의 의중에 따라 광윤사 지분뿐 아니라 주총 표 대결의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결과는 점점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여기에 장녀인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과 신 총괄회장의 두 번째 부인이자 신동주·동빈 형제의 모친인 시게미쓰 하쓰코 씨의 행보도 이들의 지분 확보 경쟁의 최대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핵심 지주사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하쓰코 씨는 30일 오후 2시 28분쯤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해 곧 롯데 총수 일가의 가족회의가 열릴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 체류하고 있는 신 회장을 제외한 신 전 부회장의 우군세력으로 보이는 친족 일부가 한국에 모이면서 이번 싸움은 '신 회장 대 롯데일가' 구도로 형성된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두 형제가 각각 한국과 일본에서 아버지와 친족, 일반 주주들의 마음을 얻고자 분주히 움직이고 있어 누가 승기를 잡을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며 "신 회장으로선 이미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를 통해 본인의 지배력을 확인한 상태에서 다시 주총 개최로 표 대결이 벌어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신 총괄회장의 의중뿐 아니라 신영자 이사장과 모친인 하쓰코 씨 등 친족들이 어떤 선택을 할지에 따라 경영권 분쟁의 향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며 "누구의 말이 진실인지 알 수 없지만 이번 진실게임의 승자가 경영권을 거머쥘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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