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해 새정치민주연합이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한 간접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어 주목된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YTN 라디오에 출연해 "해킹된 이메일에 보면 국내 IP가 다수 나온다"면서 "SKT 3개의 번호는 국정원 내부의 실험용으로 사용했다고 하는데 라이센싱 과정에서 나온 이메일 내용들을 보면 실험용이 아니라 무슨 공작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사용한 흔적들은 간접증거로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며 "로그파일을 검색해서 서로 맞춰봐야 하는 것으로 간접 증거이지만 상당히 신빙성 있는 자료"라고 말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이 국정원이 민간인을 해킹한 간접증거를 가지고 있다고 한 것으로 이것이 사실로 확인되면 국정원 해킹 의혹은 전혀 다른 양상으로 흘러가게 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30일 이탈리아 해킹팀의 광범한 해킹 활동을 폭로한 시티즌랩과의 화상 토론회를 열고 이같은 문제를 집중 질의했다.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가능성을 부각시킨 것이다.
시티즌랩의 빌 마크잭 연구원은 국정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에 대해 "한국에서 RCS를 이용해 민간인 혹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사찰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다"고 했지만 여러 의혹을 확인했다.
마크잭 연구원은 "해킹 사건으로 유출된 이메일 자료를 보면 국정원이 해킹팀 프로그램의 실시간 감청 기능에도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으로 SKT가 언급이 돼서 이 통신사의 통신 내용 감청을 문의한 내용도 있었다"고 말했다.
마크잭 연구원은 "국정원이 워드프로세서나 파워포인트 자료, 웹사이트 주소에 스파이웨어를 심어 보내는 등 다양한 방식을 사용했다"며 "우리가 가진 정보로 어느 정도 범위까지 해킹을 수행했는지는 현재로서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마크잭 연구원은 "카자흐스탄, 아제르바이잔, 에티오피아 등 억압적인 권위주의 정부가 존재하는 나라들에서 이탈리아 해킹팀을 통한 해킹 시도가 이뤄졌다"며 "이들 나라에서 언론인과 인권운동가 등 민간인 사찰에 주로 해킹팀의 해킹 기술이 사용됐다"고 민간인 사찰에 해킹이 쓰여졌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새정치 "상임위서 조사 어려우면 국정조사, 특검 추진해야"
여야는 국정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오는 8월 6일 국정원에서 전문가 간담회를 열기로 합의했지만 간담회는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요구한 로그기록 제출에 대해 국정원과 여당이 절대 수용 불가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국회 정보위 간사인 이철우 의원은 "어제 여야가 초청한 2명의 전문가에 대해 신원 조회와 서약을 받고 국정원 직원과 정보 역량이 드러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이번 사건만 가지고 토론하기로 했다"며 "로그파일 열람은 절대 안된다고 하는데 야당이 전문가들과 상의하겠다고 했지만 웬만하면 로그파일을 안 보고 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보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경민 의원은 "우리 당이 전제조건으로 요구한 자료들을 국정원이 제출해야 한다"며 "깜깜이로 진행된 정보위에 이어 기술간담회마저 이런 식이면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대신 새정치연합은 이후 국정원 해킹 의혹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와 특검 요구 등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이종걸 원내대표는 "국정원이 국회 조사에 협조를 하지 않고 대통령이 진상규명 의지가 없다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며 "상임위에서 진실조사가 어려우면 국정조사를 추진해야 한다. 검찰이 수사를 못한다면 역시 특검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사진 조성우기자 xconfin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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