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경제 대수술, 첫 과제는 노동개혁"

[채송무,윤미숙 기자]휴가를 마친 박근혜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을 밝힌 대국민담화에서 4대 개혁에 올인할 뜻을 분명히 했다.

박 대통령은 6일 대국민담화에서 4대 개혁과 창조경제를 통해 경제 활성화를 이루겠다며 이를 위한 전 경제 주체의 협조를 당부했다. 이날 대통령 담화에 포함될지 여부가 주목됐던 메르스 확산 관련 사과, 재벌 개혁 등의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앞으로 3~4년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우리의 구조적인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우리나라가 세계경제의 주역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해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대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4대 개혁 중 노동개혁이 강조됐다. 박 대통령은 "정부는 우리 경제의 재도약을 위한 첫 번째 과제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해 갈 것"이라며 "노동개혁 없이는 청년들의 절망도 비정규직 근로자의 고통도 해결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고령시대를 앞두고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지금 해결하지 못하면 우리 미래에 큰 문제로 남게 될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의 딸 아들을 위해 기성세대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고 기득권을 조금씩 양보해야 한다"면서 임금피크제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정년 연장을 하되 임금은 조금씩 양보하는 임금피크제를 도입해서 청년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능력과 성과에 따라 채용과 임금이 결정되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으로 바뀌어야 고용을 유지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노총 등 노동단체의 노사정위원회 복귀도 촉구했다. 박 대통령은 "현재 한국노총을 비롯한 노사단체들이 노동시장 개혁을 놓고 여러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재 중단되어 있는 노사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하고,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서 국민이 기대하는 대타협을 도출해 달라"고 요청했다.

◆공공·교육·금융 개혁도 강조, 핀테크 혁명 의지 밝혀

공공부문 개혁에 대해서는 "공공개혁은 국가 시스템을 바로잡는 모든 개혁의 출발점이자 다른 부문의 변화를 선도하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며 "1단계 개혁성과를 토대로 앞으로는 공공기관의 중복·과잉 기능을 핵심 업무 중심으로 통폐합해서 국민에게 최상의 공공서비스를 제공하고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시키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의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한 정부예산 개혁도 시급한 과제"라며 "국가 보조금의 부처 간 유사·중복사업은 과감하게 통폐합하고, 부정수급 등의 재정누수를 제도적으로 차단해서 매년 1조원 이상의 국민의 혈세를 아끼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교육개혁에는 '학벌이 아닌 능력 중심의 사회 구현' '사회 수요 맞춤형 인재양성'을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부터 시범 운영하고 있는 자유학기제는 학교폭력이 줄어들고, 학교생활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현장의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며 "내년부터는 자유학기제를 전면 확대해서 학생들이 자신의 꿈과 끼를 살리는 창의적 인재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4대 개혁 중 마지막인 금융개혁으로는 핀테크 혁명을 역설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혁신과 아이디어로 무장한 핀테크 혁명이 세계금융질서 판도를 바꾸고 있다"며 "그 흐름을 놓치고 따라가지 못한다면 우리 금융산업은 도태될 것이고, 청년들이 선망하는 금융 산업에서 더 이상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금융개혁을 통해 크라우드 펀딩, 인터넷 전문은행 같은 새로운 금융모델이 속도감 있게 도입되면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과 혁신, 창업의 기운이 우수한 일자리를 창출하므로서 우리는 핀테크 강국으로 발돋움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은 서비스산업발전법과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3법의 처리를 국회에 압박했다.

박 대통령은 "4대 구조개혁을 기반으로 경제 재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비스 산업의 육성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안타깝게도 서비스 산업의 빅뱅을 지원하기 위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이 3년 이상 국회에 묶여 있다"고 질책했다.

박 대통령은 "대한상의 조사에 따르면, 국회에서 서비스기본법이 통과될 경우 서비스 기업들은 투자규모를 34%이상 늘린다고 한다"며 "국회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을 하루속히 통과시켜서 서비스산업을 세계적 수준으로 육성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오늘 저는 절박한 심정으로 정부가 추진해갈 경제혁신 방안을 설명 드리고 모든 경제주체들과 국민 여러분의 협력을 간곡하게 부탁드렸다"며 "이제 이 개혁을 반드시 성공시켜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해 나가는 길에 함께 나서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