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 새국면을 맞고 있다.
이번 싸움은 한·일 경영권을 장악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아직까지 우위에 선 모습이지만 신동주 전 부회장의 반격 카드가 만만치 않아 결과는 여전히 예측하기 힘든 상태다.
9일 재계에 따르면 신동주 전 부회장은 한국에서 신격호 총괄회장 곁을 지키며 '반(反) 신동빈' 세력 결집을 노렸으나 실패로 끝나면서 지난 7일 일본으로 건너가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특히 신 회장과 한 판 승부를 벌이기 위해서는 우호지분 확보가 가장 시급한 만큼,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모친 하쓰코 여사 등을 설득하는 데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귀국 후 한국에서 연일 폭로전을 벌이다 지난 3일 동생인 신동빈 롯데 회장의 귀국 이후 여론이 악화되면서 수세로 몰렸던 상황이다.
반면 동생인 신 회장은 한일 롯데 경영진들의 지지를 얻고 있는데다 현재 L투자회사 12곳 중 9곳을 장악하며 경영권 분쟁에서 우위를 점한 상태다.
그러나 신 전 부회장의 반격 카드가 여전히 위협적이어서 신 회장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침묵'하고 있는 신격호 총괄회장이 어떤 움직임을 보여줄 지에 따라서도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신 전 부회장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내놓을 카드를 두고 재계에선 현재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와 '법적소송' 정도만 남았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이 일본행에 앞서 동생인 신 회장이 아버지인 신 총괄회장과 상의도 없이 L투자회사 12곳의 대표로 등재한 것과 관련해 법적 대응하겠다고 밝혀 이번 싸움은 장기전이 될 전망이다.
또 신 전 부회장이 이번 주 초 롯데홀딩스 주주총회 소집을 요구한다면 이달 중 주총 개최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표 대결'을 위한 양측의 물밑작전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주총회에서 신 회장 측은 신격호 총괄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하는 정관 개정을 주요 안건으로 다룰 예정이다. 다만 신 회장이 한·일 경영권을 확보한 만큼 주총을 서둘러야 하는 신 전 부회장보다 다소 느긋한 모습이다.
또 이번 경영권 분쟁으로 한·일 양국에서 '반 롯데' 정서가 확산되면서 이를 먼저 수습하는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반면 수세에 몰린 신 전 부회장은 일본 상법상 주총 소집 요건인 3%의 지분을 확보해 주총장에서 '대표이사 교체의 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한일 롯데의 핵심 지주사인 롯데홀딩스의 지분을 두고 양측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분구조가 베일에 싸여 있어 주총 승리를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태"라며 "결과에 상관없이 이제부터는 양측의 무더기 소송전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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