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월3일 이루어진 벤츠, BMW, 아우디의 지도 서비스 업체 히어(HERE) 인수는 독일 3사에게 반드시 필요한 일이었다고 볼 수 있다. 바로,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 상용화에 대한 견제의 의미다.
CES 2015에서는 거의 모든 자동차 회사들이 일제히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를 전시했다. 빠른 업체는 올해부터 상용화를 시작했고, 2016년부터 일제히 상용화를 발표하고 있다.
스마트폰 연결을 통화, 메시지, 음악에 한정하여 구글, 애플을 효과적으로 견제하면서, 그 다음 경쟁인 클라우드 경쟁을 대비하기 위함이다. 차세대 클라우드 경쟁에는 자율 주행 자동차에 대한 경쟁과 차량 정보 분석 서비스가 포함된다.
이미 자동차 업계는 클라우드 강화에 나서고 있다.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는 독일과 프랑스의 제안으로 클라우드 관련 표준인 확장된 자동차(Extended Vehicle) 표준화가 진행되고 있다.
◆스마트폰과 스마트카의 복잡한 경쟁과 협력
스마트폰 열풍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현재 상황을 바라볼 수 있는 좋은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아이폰 열풍이 불면서, 자동차사는 아이폰을 연결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폰 열풍에 위협을 느낀 주요 자동차사는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서, 안드로이드의 탑재를 검토한다. 안드로이드로 헤드 유닛을 만들거나, 내비게이션을 위해서 구글 맵을 이용하도록 했다.
자동차 헤드 유닛을 장악할 수도 있었던 구글이지만, 구글의 실수 아닌 실수는 자동차사가 구글에서 멀어지게 한다. 바로 안드로이드에 대한 통제이다. 오픈 소스를 추구하던 구글의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스마트 TV에 대한 통제는 자동차사에게 HTML5 자체 플랫폼을 개발할 명분을 준다.
HTML5 탑재 플랫폼은 자동차사의 대안이 되면서, 앱 다운로드 서비스와 자체 네트워크 탑재를 통해서 차량 클라우드의 기반이 되어간다.
벤츠는 이미 2013년부터 HTML5 기반 헤드 유닛을 탑재한 차량을 판매했으며, CES 2014 에서 앱다운로드 등 다양한 기능을 선보이기도 했다.
결국,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는 통화, 메시지, 음악, 내비게이션 등의 제한적인 기능으로 상용화를 시작하고 있다. 구글 애플은 자동차사에게 자동차 자체 정보를 계속 요구하는 동시에 내비게이션을 통한 주행 정보 분석을 강화하고 있다.
◆헤드유닛-이콜서비스-클라우드-자율주행
유럽 중심의 긴급통화(eCall)서비스 의무장착도 유럽 자동차사의 스마트폰 견제와 독자 클라우드 강화의 측면에서 보아야 한다. 올해 상하이 모터쇼에서 보쉬는 긴급통화서비스의 목적이 사용자 안전뿐만 아니라 차량정보 분석에도 있다는 것을 강조한 했다.
긴급통화서비스를 의무화하게 되면 네트워크를 차량에 자체 장착하게 된다. 유럽 자동차사들이 스마트폰 의존을 줄여서, 구글, 애플의 클라우드 강화를 견제하면서, 동시에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된다.
여기에, 독자적인 앱 다운로드 서비스를 헤드 유닛에 장착하고, 차량 정보를 클라우드에서 분석하면서, 차량용 클라우드를 강화해 나간다.
구글, 애플의 스마트폰을 연결해 주기는 하지만, 그 영향을 최소화하면서 미래 자율 주행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정밀지도’가 필요해 진다. 내비게이션을 구글, 애플에게 내줄 수 없었던 독일 3사는 전세계 대부분의 지도를 제공하는 히어의 인수에 나설 수 밖에 없었다.
이번 인수는 스마트폰과 스마트카로 나뉘어 있었던 자동차사와 IT사의 본격적인 융합 시장 경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자동차 시장 재편 가능성, 융합 시장 경쟁과 유럽-미국의 대륙 경쟁
구글의 자율 주행 자동차 이슈 선점과 애플의 전기 자동차 개발 선언,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와 애플 카플레이로 이어지는 IT 사의 자동차 시장 진출은 자동차 시장 재편의 가능성을 한층 높이고 있다.
구글의 자율 주행 자동차 개발, 애플의 자동차 시장 진출 선언 및 피아트, BMW 협력설 등으로 본격적인 시장 재편을 예고한다. 여기에, 미국 자동차 침체에 힘입어 성장한 테슬라까지, 자동차 시장 재편 가능성을 몰고 오고 있다.
여기에 맞서는 유럽 주요 자동차사들의 노력도 계속된다. 2013년 프랑크 푸르트 모터쇼의 벤츠 자율 주행 시연과 CES 2015의 벤츠 럭서리 인 모션 컨셉카로 상징되는 자율 주행에 대한 투자가 계속된다. 또한, 긴급통화 서비스를 통한 이동통신 기능 장착, 자체 헤드유닛 앱 서비스, 지도 서비스, 클라우드를 통한 주행정보와 차량정보 분석이 계속된다.
스마트폰-미국, 스마트카-독일로 상징되던 산업간의 장벽이 허물어지면서, 본격적인 융합 시장 경쟁이 시작되고 있다.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부교수)는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에서 학사·석사학위를, 서울대 전기컴퓨터공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및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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