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박기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은 여야 모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체포동의안이 부결됐다면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적으로 외치고 있는 '혁신' 이미지에 금이 갔을 뿐 아니라 '제 식구 감싸기'라는 비판이 쏟아졌을 게 자명하다.
같은 맥락에서 성폭력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심학봉 의원에게도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 쏠린다.
심 의원은 지난달 13일 대구의 모 호텔로 40대 여성 보험설계사를 불러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논란이 일자 새누리당을 탈당했다.
경찰은 심 의원과 피해 여성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으나 해당 여성이 1차 조사에서와 달리 2차 조사에서 '성폭행이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을 번복하고 처벌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는 점, 통화·문자 내역 등에서 범죄를 입증할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점 등을 들어 '혐의 없음'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여성의 진술 번복 배경이 석연치 않은데다 심 의원에 대해서는 단 한 차례 2시간 조사가 이뤄졌다는 점 등에서 부실 수사 논란이 일었다. 결국 사건을 송치 받은 대구지방검찰청은 재수사에 착수했다.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도 심 의원 징계 여부에 대해 논의를 시작했다. 이는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여성 의원들이 지난 4일 심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한 데 따른 것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의원 징계안은 윤리특위에 회부된 뒤 20일의 숙려기간이 지난 후 상정될 수 있지만, 이번에는 예외적으로 숙려기간 없이 심사가 시작됐다. 심 의원에 대한 여론의 비판이 거세다는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윤리특위는 늦어도 다음달 11일까지 윤리심사자문위원회의 의견을 받고 다시 회의를 열어 심 의원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심 의원은 윤리특위에 제출한 소명서에서 "(해당 여성과) 대화를 나누던 과정 중 실수가 있었다"며 "피해 당사자인 여성에게 깊은 상처를 드렸다. 고통 받고 있는 가족에게도 용서를 구하고 싶다. 검찰 조사 등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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