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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둥이' SPC-아모레, 다른 듯 닮은 행보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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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주 고향, 매출액 규모 등 공통분모 많아…해외서도 '승승장구'

[장유미기자] 올해 나란히 칠순을 맞은 유통업계 '해방둥이 기업' 2곳이 남다른 비전과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을 이끌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1945년 탄생한 아모레퍼시픽과 SPC그룹은 업종은 다르지만 불황 속에서 도전정신, 발상의 전환으로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또 창립시기, 창업주의 고향, 현재 매출액 규모를 비롯해 글로벌 진출에 대한 의지 등 서로 닮은점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과 SPC그룹은 우리나라가 독립을 맞은 1945년에 나란히 창업해 70년 동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대표적인 해방둥이 기업이다.

이들은 한국 전쟁을 거쳐 산업기반도 잘 갖춰지지 않았던 힘겨운 60~70년대를 도전과 개척정신을 바탕으로 이겨낸 후 숱한 위기 속에서도 뚝심있게 사업을 영위해 지금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또 장기 불황과 내수 침체 속에서도 아모레퍼시픽과 SPC그룹은 혁신적 사고로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개척해 좋은 성과를 내며 해외 시장에서 국내 기업의 위상을 높이고 있다.

70년 된 이들이 그동안 온갖 풍파를 이겨내고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초심'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SPC그룹은 위기 때마다 각각 '화장품'과 '빵맛'에 집중하라는 창업주의 마음을 되새기며 꿋꿋하게 모든 시련을 견뎌왔다.

이로 인해 최근에는 각각의 기업을 만든 창업주들의 기업가 정신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또 이들 창업주는 둘 다 황해도 출신으로 고향이 같다는 공통점이 있다.

◆빵에 대한 70년 집념, 본고장 佛까지 이어간다

SPC그룹은 고 허창성 명예회장이 지난 1945년 황해도 옹진에 세운 빵집 '상미당(賞美堂)'에서 시작됐다. 그는 '맛있고 건강한 빵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구호를 내걸고 상미당에서 빵과 과자, 사탕 등을 제조, 판매해 큰 호황을 누렸다. 또 3년 후에는 서울 을지로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SPC그룹이 기업 형태를 갖추기 시작한 것은 지난 1959년 서울 용산에 비스킷 공장인 '삼립제과공사(현 삼립식품)'를 설립하면서부터다.

또 지난 1963년 서울 신대방동에 새부지를 마련해 공장을 확장 이전하며 빵을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1964년 출시된 삼립식품 크림빵이 이곳에서 만들어진 대표 제품으로, 지금까지 16억 개 넘게 팔리며 1971년 출시된 '호빵'과 함께 회사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톡톡히 했다.

삼립식품은 1972년 고급 케이크를 생산하기 위해 샤니의 전신인 자회사 한국인터내쇼날식품을 설립했다. 또 창업주 아들인 허영인 SPC 회장은 1983년 계열사 '샤니'를 모회사로부터 독립시켜 대표로 취임하며 점차 빵 외에 다른 외식 산업으로도 눈을 돌렸다.

허 회장은 1985년 아이스크림 브랜드 '배스킨라빈스'를 들여왔으며 1986년 아시안게임 직후 파리크라상을 세운 후 1988년부터 '파리바게뜨'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했다.

또 1994년에는 '던킨도너츠' 1호점을 오픈했으며 2004년에 삼립식품과 샤니, 파리크라상, 비알코리아 등 계열사를 하나로 통합해 SPC그룹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7월에는 삼립GFS를 출범시키며 식자재 유통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허 회장은 2004년부터 프랑스와 미국 등 세계 8개국에 파리바게뜨를 상표 등록하고 차례로 진출했다. 현재 파리바게뜨는 국내에서 6천여 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해외에서는 중국, 미국, 베트남, 싱가포르, 프랑스 등 5개국에 180여 개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는 빵의 본고장인 프랑스에 첫 진출해 현지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SPC그룹은 연 매출 4조2천억 원에 이르는 대기업으로 성장했으며 오는 2020년에는 그룹 매출 1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끊임없는 기술 개발로 국내 뷰티 업계 신화 창조

아모레퍼시픽은 서경배 회장의 부친인 고 서성환 선대 회장이 동백기름을 팔던 어머니의 사업을 돕다가 해방을 맞은 1945년 9월 '태평양화학공업사'라는 이름으로 남대문시장에 가게를 연 것이 모태가 됐다.

'좋은 원료에서 최고의 품질을 만든다'는 마음으로 사업을 이끌었던 그는 지난 1954년 한국 최초 식물성 포마드 'ABC 포마드', 1966년 세계 최초 한방 화장품 'ABC인삼크림' 등을 선보였다.

또 서경배 회장 역시 아버지의 뜻을 이어 받아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하며 좋은 제품 만들기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난 2008년 세계 최초로 선보인 '에어쿠션' 화장품은 전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3초에 1개씩 판매되고 있으며 한방 화장품인 '설화수'는 아시아 전역에서 가장 신뢰를 받는 화장품 브랜드가 됐다.

이 외에도 좋은 품질의 제품을 선보여 인기를 얻으면서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13년 기준 세계 100대 화장품 기업 중 17위를 기록할 정도로 글로벌 뷰티 기업으로 우뚝섰다. 또 연매출 역시 2012년 3조4천317억 원, 2013년 3조9천954억 원, 2014년 4조7천119억 원을 기록하며 매년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모레퍼시픽은 오는 2020년까지 매출 12조 원, 이익률 15%, 글로벌 사업 비중 50% 이상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서경배 회장은 "국내외 고객에게 아시안 뷰티의 가치를 전하는 '원대한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며 "설화수·마몽드·라네즈·에뛰드·이니스프리 등 5대 글로벌 브랜드를 중국을 비롯한 아시아 시장에 확산시키는 것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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