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복귀한 SK그룹, 반도체에 46조 원 투자

[이영은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경영 복귀에 나서면서 SK그룹이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 회장은 17일 서울 서린동 SK그룹 본사로 출근해 17개 계열사 사장으로부터 경영 현황을 보고 받고, 오찬 회동을 통해 투자 확대 및 경제 활성화 대책을 논의했다. 최 회장과 주요 계열사 CEO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최 회장이 지난 14일 광복 70주년 특별사면으로 출소된 이후 처음이다.

이 자리에서 최 회장은 경제활성화를 위해 투자 집행시기 앞당기고, 계획보다 규모 늘리는 '획기적 투자확대' 방안을 주문했다. 특히 반도체 분야에 46조 원을 투자하고 에너지화학, 정보통신 등에도 획기적인 투자 확대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청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요 CEO들에게 "어려울 때 기업이 앞장서서 투자를 조기에 집행하고 계획보다 확대하는 것이 바로 대기업이 경제활성화에 실질적으로 기여하는 것"이라며 투자 확대를 주문했고 '디딤돌'과 '비상(飛上) 프로그램' 등 청년일자리 확대 방안 마련을 당부했다.

SK그룹은 이날 회의에서 결의된 내용을 중심으로 각 사안별 구체적인 실행안을 만들어 추진할 방침이다.

◆최태원 경영 복귀 '박차'…성장동력 발굴 집중키로

최 회장의 복귀로 경영 정상화에 탄력을 받은 SK그룹은 성장동력 발굴 및 경제활성화, 경영위기 극복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최 회장의 장기 경영공백이 해소되자마자 SK그룹은 경제활성화와 경영정상화를 위한 각 위원회별, 각 관계사별로 대안을 마련하는 등 그룹 차원의 노력이 큰 폭으로 전광석화처럼 전개되고 있다.

최 회장은 이날 주요 계열사 CEO들을 향해 "경영현장에서 떨어져 있는 동안 기업은 사회 양극화, 경제활력, 청년실업 등의 사회문제와 별개가 아니라고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육중한 책임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는 "기업 차원에서는 미래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자신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는 개인적으로도, SK의 성장에도 핵심 가치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김창근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은 경영 일선에 복귀한 최 회장과 함께 경제활성화를 위해 대동단결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장은 "최 회장의 견인 아래 수펙스추구협의회와 8만 구성원이 대동단결해 SK성장, 발전뿐 아니라 우리나라의 경제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수펙스추구협의회가 솔선해 앞장서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영 복귀 후 나흘 연속 본사로 출근하는 등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는 최 회장은 향후 SK하이닉스 공장이나 창조경제혁신센터 등 현장을 직접 둘러보며 경영 전반을 챙길 계획을 내비쳤다.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난 최 회장은 현장 방문 계획과 관련해 "최대한 빨리 움직여보려고 한다. 현장을 가봐야 제가 파악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