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완승'을 거두며 대내외에 '롯데 원톱'을 공식화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형인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지만 이번 주총에서 우위를 선점함에 따라 신 전 부회장의 반격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한일 경영진의 지지를 바탕으로 신격호 총괄회장이 세운 '롯데왕국'의 왕위를 계승하게 된 신 회장은 이번 사태를 수습한 후 그룹 내 지배구조 개혁과 함께 글로벌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인 경영 활동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경영 투명성 확보를 위해 올 연말까지 그룹 내 80개에 달하는 계열사 중 유사업종을 인수·합병(M&A)하는 방식을 통해 정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올 연말까지 416개에 달하는 순환출자 고리를 최대 80% 해소하는 방안을 집중적으로 추진한다.
신 회장은 전문경영인 도입 확대와 함께 비상장사도 자산 규모가 일정 수준인 곳은 사외이사 참여를 늘리고 감사위원회와 사외이사 후보추천위 설치를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신 회장이 지난 11일 순환출자를 완전히 해소하겠다며 발표한 '그룹의 지주사 전환'은 그룹의 순수익 2~3년치와 맞먹는 대략 7조 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장기적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연구·개발(R&D)과 신규 채용 등 투자활동 위축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신 회장은 한일 원톱 체제 구축을 바탕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도 좀 더 속력을 낼 것으로 보인다. M&A 등을 통해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도 나설 전망이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004년 한국 롯데 그룹 경영을 책임지는 정책본부장을 맡은 후 총 33개 기업을 인수 합병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유통과 식음료 사업을 넘어 중화학, 건설 부문 등 여러 분야에서 활발한 M&A를 펼쳤으며 올해도 KT렌탈을 인수해 렌터카 시장에 진출했다. 이전에는 하이마트, 두산주류 등을 인수해 사업 영역을 넓혀갔다. 이를 통해 당시 23조 원의 규모였던 롯데그룹 매출은 지난해 80조 원을 넘어서며 급성장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한일 원톱으로 공식적으로 나서게 되면서 한국뿐 아니라 일본 롯데도 공격적인 사업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이번 사태로 드러난 불투명한 지배구조뿐 아니라 가족 간 갈등, 반 롯데 정서 확산 등의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안정적으로 경영활동에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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