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국내 경제를 이끌고 있는 30대 그룹이 경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투자를 지난해보다 30% 이상 늘린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상위 4대 그룹이 50% 이상 늘려 투자를 주도한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전체 증가액의 74%를 차지할 정도로 공격적 행보를 보였다.
반면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 철강, 정유 등의 투자가 감소했고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롯데도 유통 중심 그룹 중 유일하게 투자를 줄였다.
19일 CEO스코어는 국내 30대 그룹 266개 계열사의 상반기 투자 현황을 전수 조사 결과를 통해 이같이 발표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30대 그룹의 상반기 투자액은 총 38조7천776억 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31.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액으로는 10조에 가까운 9조2천795억 원이 불었다.
설비 투자와 관련된 유형자산취득액은 35조1천732억 원으로 34% 늘었고, 연구개발(R&D), 지적재산권 등 무형자산취득액은 3조6천44억 원으로 11.1% 증가했다.
그룹별로는 30대 그룹 중 절반 이상인 18곳의 투자가 일제히 증가했다. 이중 삼성, 현대차, SK, LG 등 상위 4대 그룹이 투자를 견인했다. 4대 그룹의 투자는 총 29조2천715억 원으로 50.4%나 급증했다. 금액으로는 9조8천45억 원이 증가해 30대 그룹 전체 증가액을 상회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완성차, 철강 등 주요 계열사들의 투자가 일제히 증가하면서 투자 규모가 삼성과 맞먹는 수준까지 확대됐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 투자는 10조47억 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무려 222%나 급증했다. 늘어난 금액만 6조8천972억 원에 달해 전체 증가액의 74.0%를 차지했다. 현대제철이 현대종합특수강(구 동부특수강)을 인수하고 현대차가 신차 개발을 위한 투자에 나서는 등 완성차, 부품, 철강 부문의 각 계열사들이 모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섰다.
삼성그룹은 10조3천26억 원으로 27.8%가 늘어, 현대차에 이어 두 번째로 증가액이 많았다. SK는 5조4천646억 원으로 12%가, LG는 3조4천996억 원으로 2.4% 늘었다.
이 외 신세계, 금호아시아나, 영풍, 두산, 효성, 현대백화점 등 12개 그룹의 투자도 증가했다.
신세계 6천924억 원(14.4%), CJ 4천842억 원(3.7%), 금호아시아나 3천678억 원(3.9%), 영풍 3천305억 원(25.6%), 두산 2천171억 원(11.9%), 효성 2천160억 원(4.7%), 현대백화점 2천81억 원(78.6%) 등 각 그룹들이 2천억 원이 넘는 투자를 집행했다.
이어 KCC 1천709억 원(140.4%), LS 1천529억 원(3.9%), OCI 1천295억 원(108.9%), 동부 987억 원(37.7%), 대우건설 846억 원(445.8%), 미래에셋 124억 원(90.8%)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 현대중공업, 포스코, 롯데 등 11개 그룹은 투자가 줄었다. 업종별로 장기 불황을 겪고 있는 조선, 철강, 정유 관련 그룹들이 대거 포함됐다.
포스코는 투자를 작년 동기 대비 3천124억 원(22.8%)이나 줄여 30대 그룹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롯데는 신세계, 현대백화점 등 유통 '빅3' 중에 유일하게 투자를 3천113억 원(21.0%)이나 줄였다.
또 한진(2천511억 원), S-Oil(1천307억 원), KT(1천95억 원)등도 1천억 원 이상 투자를 줄였다. 지난해부터 고강도 구조조정을 이어온 대우조선해양(657억 원), 현대중공업(562억 원) 등 조선분야 그룹도 투자가 축소됐고, GS(410억 원), 대림(356억 원), 현대(233억 원), 동국제강(154억 원)의 투자도 뒷걸음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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