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북한의 도발로 인해 높아진 한반도 긴장 고조가 '무박 4일' 간의 남북 고위급 접촉을 통해 해결되면서 이후 이같은 대화 채널이 유지될지 주목된다.
우리 측 김관진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측의 황병서 총정치국장과 김영남 대남비서 등 고위급 인사들은 지난 22일 첫 만남을 가진 이후 무려 40시간이 넘도록 마라톤 회담을 이어가 합의를 이끌어냈다.
북한 측도 이전 회담에서 이견이 치열하면 회담을 깨고 퇴장하기도 했지만 이번 접촉에서는 성실히 회담에 응했다.
4일 동안 무려 40시간이 걸릴 정도로 시간이 걸린 것은 북한의 도발에 대해 주체를 명확히 한 사과와 재발 방지가 있어야 한다는 우리 측 주장에 북한이 난색을 표하면서 회담 시간이 길어졌다.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회담이 끝난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주체가 되는 사과를 받아내고 재발 방지 약속을 받아내는 과정에서 협상이 대단히 길어졌다"면서 "재발 방지가 되지 않으면 안보 불안이 되는 도발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소 아쉬운 점은 있었다. 북한은 지난 4일 있었던 지뢰 도발에 대해 '최근 군사분계선 비무장지대 남측 지역에서 발생한 지뢰 폭발로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하여 유감'이라는 말로 사과했다. 20일 포격 도발에 대해서는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재발 방지에 관한 합의도 없었다. 김 실장은 "재발 방지와 연계해 확성기 방송 중단에 '비정상적인 사태가 발생하지 않는 한'이라는 조건을 붙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남북이 고위급 접촉을 통해 군사적 긴장을 완화했다는 점에서 이후 남북관계는 앞으로 상당기간 화해와 평화 모드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추석을 전후해 이산가족 상봉을 실시하고, 이후 계속적으로 이를 실시하기로 하는 등 남북 관계 개선을 합의한 것은 의미가 크다. 박근혜 정부가 분명한 원칙 하에서 북한과의 대화에 나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이는 이후 남북관계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이번 회담의 결과로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당국자 회담을 빠른 시일 내 개최될 예정이고,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실무 접촉도 9월 초에 열릴 전망이다. 남북 교류가 크게 늘어나면서 박근혜 정부의 주요 통일 정책이었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이번 고위급 접촉이 남북 간 통로가 되면 그동안 소통 부족으로 갈등을 거듭해 오던 남북관계에 질적인 변화가 올 수도 있다. 박근혜 정부가 이후 역사에 '통일을 앞당긴 정권'으로 기록될 호기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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