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그동안 PC 온라인 게임으로만 접하던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 모바일로 속속 변신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날로 고도화되고 게이머들의 입맛을 충족시키기 위해 MMORPG를 모바일로 구현하려는 기업들의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넥슨과 넷마블게임즈, 게임빌 등이 일제히 2016년 출시를 목표로 모바일 MMORPG 개발에 착수한 가운데 어떤 작품이 롱런에 성공하고 시장을 주도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특히 이들 게임이 중국 모바일 MMORPG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주목하는 부분.
◆넥슨-넷마블-게임빌 일제히 MMORPG 개발 착수
넥슨(대표 박지원)은 일본 스퀘어에닉스와 함께 '파이널판타지11' 지적재산권(IP)을 바탕으로 모바일 MMORPG를 개발 중이다. 파이널판타지11 모바일은 이르면 오는 2016년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와 북미, 유럽 지역에서 서비스될 예정이다.
넥슨 정상원 부사장이 이끄는 신규개발본부가 개발을 맡았고 파이널판타지11의 기존 시스템을 모바일에 최적화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넥슨 정상원 부사장은 "파이널판타지11 모바일 버전은 내부에서 모바일 MMORPG를 개발하려던 중 좋은 기회가 닿아 가져오게 됐다"며 "게임 자체에 온라인 기능이 많이 포함된 버전으로 준비 중이다"라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는 엔씨소프트(대표 김택진)의 온라인 게임 '리니지2'로 '프로젝트S'를 개발중이다. 자회사 넷마블네오(대표 권영식) 소속 30명의 프로젝트팀이 개발중인 프로젝트S는 고품질 3D 그래픽을 갖춘 모바일 MMORPG로 리니지2의 핵심 콘텐츠인 '혈맹(길드)'과 공성전을 탑재한 점이 특징이다.
게임업계는 '레이븐', '세븐나이츠'와 같은 흥행 RPG를 다수 배출한 넷마블게임즈가 프로젝트S를 앞세워 하드코어 이용자를 공략할 수 있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게임빌(대표 송병준)도 모바일 MMORPG 개발에 뛰어들었다. 지난 12일 2015년도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모바일 MMORPG 개발 소식을 처음으로 전한 게임빌은 이 작품이 국내는 물론 글로벌 시장 공략을 위한 게임이라고 소개했다.
게임빌은 "점점 더 경쟁이 치열해진 시장 상황 하에 전세계 시장을 타깃으로 한 MMORPG를 준비하고 있다"며 "시장이 무르익을수록 전세계 이용자들이 높은 품질과 깊이있는 완성도의 게임에 관심을 가질 것으로 전망하며 그에 맞는 게임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시장성 입증한 모바일 MMORPG…중국 뛰어넘을까
MMORPG는 수백 명 이상의 게이머가 동시에 접속해 캐릭터를 육성하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게임으로 여타 장르와 비교해 복잡한 게임 요소와 기술력이 요구되는 것이 특징이다. PC 온라인에서는 가능해도 휴대폰이 지닌 한계로 인해 그동안 모바일 게임으로는 쉽게 접할 수 없는 장르였다. 하지만 스마트폰의 사양이 고도화되고 게임사들의 기술력 또한 진보하면서 모바일 MMORPG에 도전하는 게임사들이 늘고 있다.
성공 사례도 나왔다. 25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 1위를 기록 중인 '뮤오리진'은 웹젠(대표 김태영)이 지난 4월 국내 출시한 모바일 MMORPG다. 이달 초 넷이즈의 '몽환서유'를 꺾고 중국 애플 앱스토어 매출 순위 1위에 오른 '열혈전기' 역시 모바일 MMORPG에 해당하는 작품. 모바일 MMORPG가 한국과 중국 시장을 석권하며 그 시장성이 자연스레 입증된 셈이다.
국내 게임사들이 선보일 모바일 MMORPG들이 중국 게임사들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뮤오리진의 경우 중국 게임사 천마시공이 개발한 작품으로 최대 200명이 동시에 참여하는 대규모 전투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여지껏 기술적 어려움으로 시도하지 못한 콘텐츠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게임 전문가들은 중국 게임사들이 다수의 이용자가 접속하는 웹게임을 개발·서비스하며 축적한 노하우를 앞세워 모바일 MMORPG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 있다. 퍼즐 등 단순한 캐주얼 게임으로 시작해 단계적으로 기술을 발전시켜온 국내 게임사들과 다른 발전상을 보였다는 얘기다.
웹젠 측은 "중국 게임사들은 한국보다 훨씬 넓고 열악한 통신망에서도 다수의 게이머가 접속 가능한 환경을 구축하고 클라이언트를 최소화시키는 경쟁을 벌이며 기술력을 쌓아왔다"며 "모바일 MMORPG에서도 대규모 인원이 동시에 참여하는 여러 다양한 '엔드 콘텐츠'를 갖춰야 시장의 주목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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