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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오른 '1호 인터넷은행' 쟁탈전 주인공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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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혁신 어디까지 왔나](2)차별화된 BM이 중요하다

[이혜경기자]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이라는 명예는 과연 어느 기업에게 돌아갈까.

예비 인터넷 은행 신청이 이달 30일로 다가온 가운데 1호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잡기 위한 컨소시엄이 속속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4파전 양상이 본격화되며 인터넷은행을 향한 기업들의 행보도 바빠지고 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컨소시엄, 인터파크 컨소시엄, 500V컨소시엄은 이미 공식적으로 참전을 선언했고, KT가 주도하는 KT컨소시엄도 최종 멤버 구성을 앞두고 막바지 협상이 한창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6월 18일 인터넷은행의 자본금 기준을 최저 500억원으로 제시하며 기존 시중은행 대비 절반 수준으로 결정하고 ICT 기업이나 제2금융권 등의 참여를 긍정적으로 보겠다는 방침이다.

당국은 이달 30일부터 10월1일까지 인터넷은행의 예비인가 신청을 접수받아 심사한 후 12월께 본인가를 마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계획대로 무리 없이 일정이 진행된다면 연내 1호 인터넷은행이 탄생한다는 계산이다.

◆ 'ICT와 금융권의 만남'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전 4파전 양상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전은 ICT업계와 증권업계의 각축이 예고됐지만 실상은 다수의 ICT기업들과 금융권이 컨소시엄을 이룬 모양새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카카오뱅크컨소시엄은 은행권 총자산 1위(국민은행)와 금융투자업계 손익 1위(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기반의 모바일 플랫폼 선두 다음카카오가 손을 잡은 것이 특징.

인터파크컨소시엄은 전자상거래 노하우를 인터넷은행에 활용할 수 있고, 제1금융(기업은행)·제2금융(NH투자증권, 웰컴저축은행)·통신(SK텔레콤)·유통(인터파크, GS홈쇼핑)·핀테크(NHN엔터테인먼트, 옐로금융그룹) 등 다양한 분야의 사업자가 손잡은 것이 눈에 띈다.

500V컨소시엄은 모바일인터넷서비스기업 오백볼트를 중심으로 중소기업중앙회와 시중은행, 증권사, 저축은행, 캐피탈사, ICT기업, VAN사, 신용평가사 등과 참여 논의 중이다.

KT컨소시엄은 KT와 교보생명, 우리은행, BC카드(KT 자회사) 등이 참여를 위해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인터넷은행의 유동성 공급을 위해 시중은행의 컨소시엄 참여가 필요하다는 정부당국의 입장이 발표되면서 시중은행들의 참여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KT컨소시엄의 경우 예비인가전 도전을 위한 최종 결정에 앞서 구성원들간의 조율에 공들이고 있다.

은산분리 원칙을 고수하는 현행 은행법 하에서 이번 인터넷은행 예비인가전은 의결권을 지닌 지분을 기준으로 산업자본이 인터넷은행의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의결권 없이는 최대 10%까지 보유 가능하다. 금융당국은 추후 은행법 개정안에서는 산업자본의 지분율이 50%까지 가능하도록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KT는 이에 따라 일단 컨소시엄을 구성해 예비인가전 참여시에는 현행법에 맞춰 4%까지만 지분을 투자하되 은행법 개정 후에는 이를 50%로 확대하는 조건을 교보생명 측에 제안한 상태다.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 여부를 저울질 했을 정도로 은행사업에 관심이 큰 상태로 최근에는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일본의 인터넷은행을 직접 방문해 살피기까지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결국 KT컨소시엄은 KT와 교보생명이 어떻게 주도권 협상을 결론지을 것인가가 공식 출범의 포인트로 지목되고 있다.

KT 관계자는 "교보생명 등과 계속 얘기 중이며, 증권사 쪽과도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KT는 인터넷은행 사업에 있어서 '중금리 대출시장 창출'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이번 예비인가전에 임하고 있다"며 "전략적인 큰 그림을 놓고 신중하게 사업 파트너를 찾다 보니 최종 구성이 다소 늦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당초 유력하게 거론됐던 인터넷은행 후보자들 중 아직 진로를 확정하지 못하고 고민 중이거나, 아예 참여를 포기한 모습도 관측된다.

온라인증권사의 대표주자인 키움증권은 아직도 참여 여부를 두고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사업은 한다는 것이 회사 방침이지만, 인가전 참여를 이번에 할지 나중에 은행법 개정 후에 할지에 대해서는 계속 내부적으로 고민중"이라고 전했다.

당초 카카오뱅크 컨소시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됐던 신한은행과 미래에셋증권도 이번에는 인터넷은행 도전을 접는 분위기로 파악됐다.

◆인터넷은행의 주요 BM '중금리 신용대출' 사업성은?

인터넷은행이 출범하면 '중금리 신용대출' 사업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시장의 판단이며 투자 매력도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국내 신용대출 시장은 고신용 고객 위주인 저금리(연리 10% 이하) 은행권 대출 아니면 저신용 고객 대상 고금리(30% 이상) 대부업 대출 시장 등으로 양극화되어 있다.

그러나 인터넷은행이 신용분석 등에 핀테크 기술을 활용하고 점포 없는 경영 등으로 비용을 줄이고 효율을 높이면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상당한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신한금융투자의 최준근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 2014년 기준으로 카드론, 대부, 현금서비스 등 국내 개인신용대출 시장 규모는 30조9천억원으로 은행 개인신용대출의 20%로 추정되고 있다.

인터넷은행이 진입 가능한 신규 대출 시장 규모는 이 중 1조 5천480억원(비은행권 시장, 침투율 5%)에서 55조2천650억원(은행권 개인대출 시장 포함, 침투율 30%)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됐다.

최 애널리스트는 "중금리 신용대출사업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20%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이익 면에서도 ICT 기업에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중금리 신용대출 사업은 기업 이익 창출원으로서의 매력뿐 아니라 사회 문제로 부각된 가계부채 해결 측면에서도 긍정적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제2금융권(대부, 현금서비스 등)을 이용하는 취약 계층의 이자 부담 경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인터넷은행 인가 '기본을 잊지 말자'

이번 예비인가전에 '1호 인터넷은행'이라는 명예 타이틀이 걸리고 보니 예비인가 참전업체들의 대결구도에 관심이 모이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기본을 잊지 말 것을 주문하고 있다.

자본시장연구원 이상복 연구위원은 "미국시장 사례를 보면 기존은행과 차별성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절반 이상이 퇴출되거나, 생존하더라도 규모의 경제 달성에 실패했다"며 "기존 고객기반을 보유하고 차별적인 은행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설립주체에 인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기존 고객기반이 없는 경우, 무리한 금리 경쟁을 촉발시켜 은행산업의 수익성과 건전성을 저해할 소지가 다분하다"며 "인터넷전문은행은 금리 경쟁보다는 서비스 경쟁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금융연구원의 서병호 연구위원은 "해외 사례 등에 비춰볼 때 인터넷은행이 혁신적인 비즈니스 모델 도입에 실패할 경우에는 부실화 우려가 있으므로 심사시 사업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집중적으로 평가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 연구위원은 이와 함께 "비금융주력자가 상호출자제한기업으로 성장하는 경우의 대응방안을 명시함으로써 향후 금산분리 규제와 관련한 법적 분쟁의 소지를 없앨 필요가 있다"는 점을 거론하기도 했다.

다음카카오와 인터파크 등은 인터넷은행 설립에 성공할 경우 조만간 상호출자제한기업(자산 5조원 이상)으로 성장할 수 있는데, 현 개정안에는 이러한 경우 주주자격을 그대로 유지할지 의결권을 제한할지 등에 대한 조항이 없어 법적 분쟁의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편 금융위가 인터넷은행에 대해 자본금 500억원, 산업자본 지분 50%라는 큰 틀의 은행법 개정안 가이드라인을 내놓긴 했지만, 이 안이 내년에 국회 본회의를 무사히 통과할 수 있을지는 계속 지켜봐야 한다.

핀테크 산업 활성화 차원에서는 산업자본의 지분 확대라는 규제 완화가 필요한 부분이지만, 기업 오너의 은행 사금고화 방지 등 산업자본의 은행 지배로 인한 부작용을 막기 위한 '은산분리 원칙'이 훼손된다는 점 때문에 계속 논란이 되고 있어서다.

일각에서는 내년에 예정된 국회의원 총선거를 감안할 때 은행법 개정안이 내년에 국회 통과가 어려울 수도 있다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정치적인 이벤트로 인한 변수가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도 관건인 것이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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