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가전박람회(IFA) 2015의 올신얼라이언스 전시장에서는 배터리 없는 센서로 유명한 인오션(EnOcean)을 만날 수 있었다.
인오션은 빛을 이용한 발전, 동작을 이용한 발전, 온도차를 이용한 발전 방식을 통해서 배터리 없는 센서를 구현하고 있다. 인오션은 에너지 하비스팅으로 불리는 이러한 기술을 작은 모듈로 구현하고, 여기에 간단한 무선 통신 모듈을 결합해 하나의 제품으로 판매한다.
올신 얼라이언스 전시장에서는 인오션의 배터리없는 스위치가 여기저기에서 사용되고 있었다. 스위치를 누르면 동작에 의해서 순간적으로 적은 전력이 발생하고, 이 전력을 이용해서 스위치의 ID를 무선 통신을 통해서 전송하게 된다. 누른 스위치의 종류에 따라서 여러 기기들이 동작하도록 돼 있다.
◆주파수 문제로 국내선 못 쓰는 인오션의 배터리 없는 센서
인오션 측은 올해 5월 현재 전세계 35만개의 스마트 빌딩에 관련 모듈을 공급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오션의 배터리 없는 센서는 현재 국내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인오션 측은 현재 인오션 모듈이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인 868Mhz와 902Mhz가 모두 한국에서는 다른 용도로 배정되어 있기 때문에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 대역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사용이 가능하지만 아시아에서는 한국과 호주만이 사용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발전 모듈과 통신 모듈을 한세트로 판매하는 인오션 정책에서 스마트 전구인 필립스 휴의 경우는 예외적으로 발전 모듈만 공급한다.
현재 필립스 휴는 인오션의 발전 모듈에 2.4GHz 대역의 별도의 통신 모듈을 사용해 배터리 없는 스위치를 제공하고 있다. 아쉬운 점은 인오션-필립스와 같은 협력 모델을 타사에는 제공할 계획이 없다는 점이다.
◆인오션 배터리 없는 센서를 이용한 스마트 빌딩 제어
인오션의 스마트 빌딩 제어는 크게 조명 제어와 냉난방 제어로 나눠진다. 물론 구글 네스트, 애플 홈킷, 삼성 스마트홈 등이 스마트홈의 냉난방 제어와 스마트홈의 조명을 제어하는 것과도 비슷한 점이 있다. 인오션의 스마트 빌딩은 빌딩 전체를 제어하고, 배터리없는 센서를 적절히 활용하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다.
조명 제어에는 사무실 공간 내 사람의 유무를 판단하는 센서와 조도 센서가 사용된다. 사무실 안팎의 조도 센서와 사람의 유무를 판단하는 센서는 태양광 모듈을 내장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사람이 없을 때 사무실 조명을 꺼주고, 조도에 따라서 사무실의 조명 밝기를 조절해 준다. 일출, 일몰이 조명 제어에서 중요한 이벤트가 되는 점은 애플 홈킷과도 닮아 있다.
냉난방 제어에는 실내 온도 센서와 온도 조절기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태양광 센서가 연결돼 있는 온도 센서는 실내 온도를 측정해서 온도 조절기와 통신하게 된다. 실제로 냉난방기를 조절해 주는 모듈에는 온도차를 이용한 열전 소자 센서가 달려 있다. 실내 온도에 따라서 냉난방을 조절할 필요가 있을 때 냉난방기의 접점과 실내 온도의 온도차를 이용해 냉난방기가 가동되게 된다.
동작을 이용한 발전은 배터리 없는 스위치를 통해서 조명을 켜고 끄고 기타 기기를 제어하는 데 사용된다. 결국 인오션의 스마트 빌딩 제어는 조명제어, 냉난방 제어를 통한 에너지 절감과 배터리 없는 센서가 가져 오는 에너지 절감이 더해져서 최적의 효율을 얻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오션 측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더스퀘어 빌딩에는 배터리없는 센서가 2만개 적용되었다고 밝힌 바 있다.
◆25%의 스마트 빌딩 효율 향상
IFA 전시장의 다른 스마트홈 업체에서 배터리 없는 센서에 대한 답변이 재미있다.
인오션의 센서를 사용하지 않는 이 업체는 자신들이 사용하는 센서의 배터리 수명이 5년이기 때문에 스마트 빌딩의 구현에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결국 센서의 비용과 배터리 수명에 대한 검증이 또 하나의 중요한 측면이 될 수 있다.
인오션은 스마트 빌딩에 배터리 없는 센서 기반 제어를 통해 상업용 빌딩의 경우 20~40%, 주거용 빌딩의 경우 5~20% 절감이 가능하고 평균적으로 대략 25% 정도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여러 업체들의 사물인터넷 기반 스마트홈, 스마트빌딩 기술은 조명 제어, 냉난방 제어 등 비슷한 형태의 진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 인오션의 배터리없는 센서 기술이 가져올 변화가 기대된다.
정구민 국민대 전자공학부 교수(http://smart.kookmin.ac.kr)는 솔루션 전문기업 네오엠텔 기반기술팀, SK텔레콤 터미널 개발팀 등에서 근무하면서 업계와 학계를 두루 거친 전문가다. 현재 한국자동차공학회 이사, 한국멀티미디어 학회 이사, 대한전기학회 정보 및 제어부문회 이사, 한국정보전자통신기술학회 이사를 맡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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