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노사정위원회가 핵심쟁점인 '일반 해고 도입'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에 대해 합의해 노동개혁 합의안을 만들어내 노동시장의 큰 변화가 일 전망이다.
노사정위원회는 전날 4인 대표자 회동에서 쟁점인 일반 해고에 대해 중장기 과제로 충분한 논의를 거쳐 법제화하자는 노동계의 입장을 받아들여 노사 및 전문가 참여 하에 근로 계약 전반에 관한 제도 개선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다만 제도 개선 때까지 정부의 행정지침을 통해 근로 계약 체결 및 해지의 기준과 절차를 명확히 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일방적으로 행정지침을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 충분한 협의를 거치기로 했다.
또 다른 쟁점인 취업규칙 변경 요건에 대해서는 임금피크제 도입을 한국노총이 수용하되 노사가 충분히 협의를 거친다는 점을 강조했다.
비정규직 사용기간을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안과 파견근로 확대 등은 노사정의 공동 실태조사와 전문가 의견 수렴을 통해 대안을 마련한 후 정기국회 내 법제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청년 고용을 확대하는 기업은 세제 지원을 강화하고 임금피크제를 통해 절감된 재원을 청년 고용에 활용하는 것에도 합의했다.
한국노총은 14일 이같은 합의안을 중앙집행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합의안이 중앙집행위원회를 통과되면 진정한 효력을 갖게 된다.
◆노동개혁 합의에도 반발 여전, 野 "갈길 아직 멀다"
그러나 아직 논란은 남아 있다.
노동계의 또 다른 축인 민주노총이 노사정위원회의 합의를 '야합'으로 규정하며 강력한 투쟁으로 맞서겠다고 나선 것이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야합에 따라 쉬운 해고, 낮은 임금, 많은 비정규직을 노린 노동시장 구조개악이 급기야 강행된 것으로 해석한다"며 "이번 노사정 대표자 야합은 절대 다수 미조직 노동자들에게 재앙을 가져다 줄 수밖에 없는 박근혜표 노동개악의 핵심인 일반해고 및 취업규칙 가이드라인을 승인해준 역대 최악의 야합"이라고 맹비난했다.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도 김영록 수석대변인의 논평에서 "밑그림은 그렸지만 갈 길은 먼 합의로 평가할 수밖에 없다"며 "노동시장 구조개선과 청년고용의 핵심이라고 할 기간제, 파견근로자 보호방안이나 근로시간 단축 등 관련 합의는 향후 과제로 남겨져 매우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전체 1천900만 노동자들에게 적용될 취업규칙 및 근로계약 해지 기준 명확화는 노사와 충분한 협의가 전제되었지만 노사현장에서 악용될까 매우 우려스럽다"며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10%밖에 안 되는 상황에서 대다수 노동자를 고용불안으로 내모는 해고요건과 취업규칙 변경 요건 완화 시도는 대기업 편향의 노동 개악으로 우리 국민과 노동자들은 결코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대변인은 "오늘 합의가 이루어졌고 정부가 일방적으로 시행하지 않고 노사와의 충분하게 협의하겠다고 발표한 만큼 정부 여당이 밀어붙이려던 입법은 철회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여당이 정기국회 내 노사정합의안을 중심으로 노동개혁 입법화에 나설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이 합의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은 만큼 국회에서 향후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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