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지도부가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투표 실시 여부를 두고 격하게 충돌했다. 중앙위원회를 통해 공천개혁안이 만장일치로 통과된 이후에도 재신임 정국 속 당내 갈등이 감정싸움으로 치달으면서 긴장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비주류를 대표하는 주승용(사진) 최고위원이 먼저 나섰다. 주 최고위원은 창당 60주년인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 민주주의를 이어온 당의 자랑스런 역사를 기념하는 날이지만 우리당의 현실은 비관적"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함께 당을 이끄는 동지들을 인정하지 않고 배척하는 패권정치의 망령이 엄습하고 있다"며 "당 주요 구성원의 반대와 만류에도 강행하려는 대표의 재신임 문제가 당을 분열과 불신의 늪에 빠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주 최고위원은 특히 재신임을 조선시대 왕위갈등과 당쟁에 비유하며 "우리 당 역사의 비극의 서막이 될 수도 있다. 그래도 강행하겠다면 저를 밟고 가시라"고 문 대표를 겨냥했다.
오영식 최고위원도 ""국민과 당원들이 더 이상 분열하지 말고 단결해 총선에 임해달라는 엄중한 명령을 내리고 있다"며 "문 대표께서 재신임 투표를 철회하고 당의 단합을 위한 중진들의 의견을 숙고해 뜻을 모아달라"고 요청했다.
이같은 반응에 대해 전병헌 최고위원은 "당의 60년 역사를 되새겨보면 김대중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은 한몸이다"라며 "김 전 대통령이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내 몸의 절반이 부너지는 것 같다고 울먹이는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는 문 대표의 재신임 투표를 둘러싼 갈등이 당 내부 친노와 비노 그룹의 전면전으로 비화되는 양상에 대해 우려를 드러낸 것이다. 문 대표는 당 중진 의원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당초 13~15일로 예정된 재신임 투표를 일단 추석 전까지 미룬 상황이다.
전 최고위원은 "오늘 중진들의 정리된 입장이 문 대표에게 전달되고 논의될 예정"이라며 "아무쪼록 좋은 결과가 있기 바란다"고 일단 기다려보자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용득 최고위원도 "재신임을 철회한다고 해서 과연 그 결과에 승복이 되고 단합이 되겠는가"라며 "이 당에 3년 반을 있었지만 한 번도 승복하고 단합하는 모습을 못 봤는데 (재신임 철회가) 그냥 하는 얘기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며 주 최고위원을 비롯한 당 비주류의 입장을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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