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성추행 논란과 게임물 사후관리 질타를 받았던 게임물관리위원회(위원장 여명숙)가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진땀을 뺐다. 항공사 봐주기 논란부터 사후관리 소홀에 낙하산 인사 의혹까지 제기됐기 때문이다.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18일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하 교문위) 국정감사에서 다각도로 여야 위원들의 질책을 받았다.
◆항공사 봐주기·모니터링 소홀 지적 이어져
대형 항공사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 의원은 기내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않은 불법 게임물을 제공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게임위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게임물 등급분류 및 사후관리를 담당하는 게임위가 제 역할을 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유 의원은 게임위가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보낸 '등급미필 게임물 제공에 대한 시정요청' 공문에서 '등급분류를 받지 아니한 경우에는 관련 법률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으나 금회에 한하여 이를 유예한다'고 명시했다는 점을 꼬집었다. 항공사의 불법 사실을 확인하고도 봐줬음을 인정했다는 이유다.
그는 "게임위는 재벌 항공사의 위법사실을 알고도 눈감아 줬다면 특혜, 몰랐다면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말했다.
게임위의 모니터링 소홀로 국내 게임 산업 경쟁력을 좀먹는 불법 사설서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새정치민주연합 박혜자 의원은 "신종 범죄에 해당하는 불법 사설서버를 강력하게 처벌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정비하고, 해외에서 이뤄지는 불법 사설서버에 대해서는 정부가 해당국가와 공조 체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명숙 게임위 위원장은 "추후 게임법에 따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법안을 마련하고 모니터링도 강화하겠다"고 답했다.
게임물 등급분류 규정도 도마 위에 올랐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은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30위 권 내 게임들(7월 기준) 중, 사행화 우려가 있는 확률형 유료 아이템을 제공하는 게임이 22개에 달했는데, 이중 전체 이용가가 10개, 12세 이상 이용가가 12개였다고 전했다. 사행행위 모사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게임물에 아동·청소년들이 쉽게 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안 의원은 "사행행위에 대한 중독은 연령을 떠나 모두에게 가능성이 열려 있다"며 "인성이 형성되는 시기의 아동·청소년 보호차원에서라도 사행행위 모사에 대한 등급 상향 조정 등 엄격한 기준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게임위의 모니터링 인력 자체가 턱없이 부족해 부실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새누리당 서용교 의원은 게임위의 모니터링 인원 부족으로 5% 수준의 낮은 모니터링 비율에 머물고 있다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게임위가 윤영 중인 모니터링 인력은 7천 건 이상 게임 등급 판정을 수행하고 이중 1천700건에 대해 등급 재판정 조치를 취했다"면서 "그러나 실제 유통 게임은 12만8천 건으로 5%의 낮은 모니터링 비율을 나타냈다"며 모니터링 인원 확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홍대' 출신 낙하산 인사 의혹까지
'낙하산 인사' 논란도 불거졌다. 유기홍 의원은 문화체육관광부와 게임위로부터 제출받은 '게임물관리위원회 임원 현황' 국정감사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6월 29일 위촉된 김병철 게임위 이사가 김종덕 장관이 대학원장을 지낸 대학에서 함께 근무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김 이사는 또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산학과에서 박사과정을 마치면서 여명숙 게임위 위원장과 5년간 같은 과에서 연구를 진행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유 의원은 덧붙였다.
유 의원은 "김종덕 장관 부임 이후 문체부 내에서 홍대 출신 없는 곳을 찾기가 더 쉬울 만큼 홍대 출신의 약진이 돋보인다"며 "문화부 장관, 게임물관리위원장, 게임물관리위원이 같은 학교에서 함께 근무하고 연구한 것을 우연의 일치라고 믿는 국민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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