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중국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체인 SMIC가 중국에서 비메모리(IC)칩 국산화에 성공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 한파에서 한발 비껴나 호조라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중국 웨이퍼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5.7% 확대된 가운데, SMIC의 지난 2분기 가동률은 102.1%로 전분기보다 2.4%p 높아졌고 매출액은 전분기 대비 7% 증가했다. 1위 TSMC(대만)와 4위 UMC(대만)가 전분기 대비 각각 7% 매출 감소, 1% 증가에 불과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좋은 성적표였다.
신한금융투자의 김민지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반도체 수요 둔화에도 불구하고, IC칩 국산화에 따라 수요가 견조하게 나타난 결과"로 추정했다.
SMIC의 중국 고객사 비중도 1분기 50%에서 2분기 51.1%로 상승세를 이어나갔으며, SMIC 매출 비중 20% 이상인 최대 고객사인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스마트폰 점유율 상승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했다.
중국의 IC칩 국산화에 따른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수입 금액 1위는 IC칩으로, 수요의 90% 이상을 수입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중국은 올해 상반기에만 프로세서/컨트롤러/기타 IC칩을 71조 달러나 수입한 상태다. 그만큼 IC칩에 대한 국산화 니즈가 강했다는 지적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SMIC가 향후 IC칩 국산화로 인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중국 정부 지원금으로 생산설비 증설,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을 지속할 전망"이라며 "중국의 후공정업체들도 증설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에 따르면 SMIC는 3분기부터 신천 신공장이 가동(웨이퍼 기준 월 2만장)되기 때문에 2015년 말에는 224K(K=웨이퍼 1천장)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출 전망이다. 또 4분기부터 퀄컴의 스냅드래곤 410칩을 28나노(nm)공정으로 생산함에 따라서 이를 감안한 증설도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데다, SMIC가 퀄컴 내 전력관리 비메모리(PMIC)외 기타 칩 점유율 상승도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SMIC의 가동률 상승 및 설비 증설은 중국 3대 후공정 업체의 증설로 이어진다"고 풀이했다. 글로벌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와 글로벌 2대 후공정(대만ASE, SPIL)업체가 함께 성장한 것과 같은 수준이란 설명이다.
이어 "중국 정부의 목표는 2030년까지 반도체 설계·생산·후공정에서 자국 기업을 각각 글로벌 1위 업체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이라며 "중국 1위 후공정 업체가 글로벌 4위 업체를 인수하면서 추가 증설도 계획되어 있다"고 전했다.
◆중국 IC칩 국산화 따른 국내 수혜주 '한미반도체'
한편, 김 애널리스트는 이 같은 중국 반도체시장의 움직임과 관련한 국내 수혜주로 한미반도체를 들었다. 한미반도체의 중국 매출 비중은 상반기 37%이며, 중국 3대 반도체 후공정업체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는 것이다.
한미반도체와 관련해 그는 "대만의 파운드리와 후공정 설비 감소로 인해 한미반도체의 대만쪽 매출 감소는 현재 주가가 고점 대비 46% 하락해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올해 한미반도체의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8.8% 감소한 202억원에 그칠 전망이나, 추가적인 실적 하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이밖에 한미반도체의 배당수익률이 5%로 배당 매력도 존재한다고 덧붙였다.
이혜경기자 vixe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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