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모바일 슈팅 게임은 성공할 수 있을까.'
국내 게임사들이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하는 고민 중 하나는 모바일에서도 슈팅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지 가늠하는 것이었다. 슈팅은 분명 역할수행게임(RPG)과 적진점령(AOS)과 더불어 수많은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는 인기 장르지만 키보드와 마우스, 패드와 달리 터치 방식의 모바일 기기는 정교한 조작을 입력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그럼에도 모바일 슈팅 게임의 성공 가능성을 좌시하지 못했던 게임사들은 이후 입력 방식의 한계를 딛은 다양한 결과물을 지난해부터 속속 내놨다. 슈팅 게임의 핵심 3대 조작인 이동과 조준, 사격을 모바일 환경에 맞게 조정하는 등 하나같이 고민의 흔적이 묻어난 작품들이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슈팅 게임 특유의 긴장감과 타격감을 안겨주는데는 부족함이 있었고 아직까지 국내 시장에서는 안착한 성공작 또한 나오지 않았다.
이런 와중에 옆나라 중국에서 놀랄만한 소식이 전해졌다. 슈팅 게임은 모바일에서 안된다는 속설을 뒤짚고 흥행에 성공한 사례가 나온 것이다. 텐센트가 올해 1월 출시한 '전민돌격'은 여러 흥행작들을 추격하고 현지 오픈마켓 매출순위 1위에까지 올라 눈길을 끌었다.
지난 22일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가 출시한 '백발백중 포 카카오(이하 백발백중)'는 중국 흥행작 전민돌격의 한국 명칭으로, 이 게임이 중국의 흥행세를 몰아 국내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직접 백발백중을 플레이 해 봤다.
백발백중은 삼인칭슈팅(TPS) 장르의 게임으로, 조준과 사격에 방점을 두고 이동 요소는 축약한 게임이다. 화면 곳곳에 위치한 엄폐물에 몸을 숨긴 뒤, 멀리서 다가오는 적을 화면 좌측 하단의 가상패드를 조작해 조준한 뒤, 우측 하단의 사격 버튼을 터치해 제압하는 것이 이 게임의 기본 설계다.
좌·우 이동 외에 엄폐물로 숨고 몸을 노출하는 과정이 나름 긴박하게 펼쳐진다. 슈팅 게임의 핵심 재미 요소인 '헤드샷' 역시 존재한다. 적의 엄폐물을 사격을 가해 파괴하는 것도 가능하다.
특히 사격 과정에 재미를 주려고 한 노력이 엿보였다. 사격을 하는 순간 총기를 견착한 주인공 캐릭터의 뒷모습이 급격히 줌인되면서 바로 앞에서 전투를 벌이는 듯한 기분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게이머들이 유난히 선호한다는 저격용 라이플로 멀리 서 있는 적을 사살하는 묘미도 충분했다.
이동 요소는 최소화됐지만 그렇다고 한 곳에만 머무를 수는 없게 설계됐다. 종종 수류탄으로 무장한 적이 등장하는데, 자리를 옮기지 않으면 수류탄에 폭사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적절히 자리를 옮겨가며 적을 처치하는 것이 백발백중의 핵심이다.
사실 백발백중의 이같은 특징은 완전히 새로운 것은 아니다. 앞서 글로벌 출시된 글루의 '프론트라인 코만도', EA모바일의 '매스이펙트 인필트레이터' 등의 슈팅 게임에서 엄폐물을 활용한 전투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다만 배경과 조작이 미묘하게 다르고 총기 진화 등 독자적인 콘텐츠와 텐센트의 방대한 이용자풀에 힘입어 백발백중이 중국에서 인기를 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잇점이 없는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백발백중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백발백중이 모바일 슈팅 게임 첫 성공 사례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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