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롯데그룹 창립자인 신격호 총괄회장이 지난 7월 말 불거진 형제 간 경영권 분쟁 후 처음으로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제2롯데월드에 깜짝 방문했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넉달만의 방문으로, 재계에서는 이번 일을 두고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1일 롯데그룹에 따르면 신 총괄회장은 전날 오후 2시30분쯤 장녀인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과 함께 2시간 가량 롯데월드몰과 롯데월드타워 공사현장을 둘러봤다.
이날 현장을 방문한 신 총괄회장은 85층에 주로 머물면서 노병용 롯데물산 대표의 안내를 받았다.
그는 주로 휠체어에 앉아 있었으나 잠깐 일어나 현장을 직접 걷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이번 일로 아들인 신동빈 회장과의 갈등 과정에서 불거진 건강이상설을 불식시켰다는 게 관계자들 전언이다.
신 총괄회장은 노 대표와 현장 직원들에게 공사 진행 상황과 층별 용도 등에 대해 질문도 많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타워는 신 총괄회장의 오랜 숙원사업이자, 롯데그룹을 상징하는 건물로 평소 신 총괄회장은 이곳에 대한 많은 애정을 드러냈다. 신 총괄회장은 롯데월드타워가 완공되면 자신의 집무실을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롯데월드타워로 옮길 예정이다.
앞서 신 총괄회장은 지난 5월 22일에도 예고없이 롯데월드타워를 찾아 운영 상황과 공사 현황 등을 살폈다. 당시 그는 휠체어를 탄 채 롯데월드타워 79층까지 올라가 직접 현장을 둘러봤다.
그러나 장남 신동주 전 일본 롯데 부회장과 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간의 경영권 분쟁 이후 신 총괄회장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면서 건강이상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신 총괄회장의 이번 롯데월드타워 방문을 두고 일각에선 그를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롯데 원톱 체제를 구축해가고 있는 신 회장에 대한 경고 메시지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롯데월드타워에서 자신의 건재함을 드러내 총괄회장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한 번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 아니냐는 것.
반면 일각에서는 오히려 신 회장과 화해하면서 이번 방문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상반된 관측도 있다. 롯데월드타워가 신 회장이 주도한 사업인 만큼 신 전 부회장 편에 섰던 신 총괄회장과 신 이사장의 이번 방문이 부자간 화해를 계기로 이뤄진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평소에도 관심을 많이 갖고 깜짝 방문을 해왔던 만큼 이번에도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방문 과정에서도 특별한 지시나 메시지는 없었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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