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보험업의 사전적 규제를 22년 만에 실질적으로 자유화하겠다"고 발언했다.
임 위원장은 2일 개최한 보험업계 최고경영자(CEO) 간담회에서 "기존의 양적성장을 질적성장으로 전환시키지 못한다면 한국 보험산업의 미래가 없다"며 "절박한 인식하에 '보험산업 경쟁력제고 로드맵'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로드맵의 핵심은 지난 1993년 보험자유화 조치 이후에도 아직까지 보험회사의 자율경영을 가로막는 각종 사전적 규제가 남아있는 만큼, 이를 22년 만에 실질적으로 자유화하는 것이다.
상품 사전신고제도 원칙적 폐지, 표준약관 정비 등을 통해 신상품개발이 자유롭게 이뤄지는 여건을 마련하고, 각종 규제를 정비해 다양한 상품이 제공되는 기반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자산운용을 사전적으로 직접 통제하는 한도규제들도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이를 사후 감독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한다.
임 위원장은 "보험회사들이 지금까지는 규제 때문에 힘들었겠지만 앞으로는 경쟁 때문에 힘들어질 것"이라며 "금융당국보다는 시장과 보험소비자를 주목하며 경영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그 과정에서 특정 상품 보험료 급등, 무리한 가격덤핑에 따른 부실화 등 부작용이 발생한다면, 보험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은 첫 걸음을 떼자마자 여론의 역풍을 맞아 좌초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따라서 예상가능한 부작용을 차단함으로써 국민 신뢰를 바탕으로 혁신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있도록 정교한 보완방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실손의료보험·자동차보험 등 대다수 국민들이 가입한 상품의 자율화는 시장에 미칠 파급효과 등을 고려해 2개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사전적 규제 완화에 대응해 사후적으로 결과에 대해 엄중 책임을 묻는 방식으로 감독시스템을 전환할 것이라고 전했다.
대형 보험대리점·보험설계사 등의 부당한 영업행위에 대한 감독강화, 판매채널 인프라 정비 등 모집행위 규율 강화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각종 제도적 보완책도 중요하지만 업계 스스로의 책임감있는 경쟁력 강화 노력이 더욱 중요하다"며 "보험산업의 특수성만을 강조하며 현실에 안주하려는 경영문화가 그대로 남아 있는 한, 한국 보험산업의 선순환 구조 정착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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