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 룰 논의 특별기구 난항 불가피

[윤미숙기자] 새누리당이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갈등을 봉합하기 위한 방안으로 공천 룰 논의를 위한 당내 특별기구 구성을 택했지만, 이 기구가 오히려 '화약고' 역할을 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황진하 사무총장은 2일 국정감사 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기구 구성안을 아직 만들지는 않았다"며 "다음주 월요일(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기구 구성안이) 의결될 수 있는 방향으로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특별기구는 10명 안팎으로 구성할 예정이며, 외부 인사 영입 가능성도 있다고 황 사무총장은 설명했다. 위원장은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임명할 예정이다.

그러나 특별기구가 예정대로 오는 5일 출범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당장 위원장 선임 등 기구 구성 문제를 놓고 친박계와 비박계가 충돌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누가 참여하느냐가 공천 방향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별기구 출범 이후는 더 문제다. 의원총회에서도 결론을 내리지 못한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친박계가 주장하는 전략공천 등을 놓고 격한 충돌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안심번호 국민공천제 도입을 주도하고 있는 김무성 대표는 "전략공천은 없다"고 공언했지만, 친박계는 안심번호 국민공천제에 반대할 뿐 아니라 전략공천을 배제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KBS 라디오에 나와 "야당의 경우 전략공천을 이미 공언했다"며 "전략전술 없이 인기투표로 후보를 결정할 경우 저쪽은 신식 무기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는데 우리는 구식 따발총으로 전쟁을 준비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CBS 라디오에서는 "(전략공천을) 전략이라고 생각하면 전략이고 상향식 공천제라고 생각하면 상향식 공천제"라며 "우리가 전략전술 없이 어떻게 전쟁을 하느냐"고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국정감사 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별기구에서 (공천 룰을) 논의하기로 했으면 백지상태에서 경쟁력 있는 후보를 어떻게 선출할 것인지에 대해 논의해야지 사전에 안심번호 국민공천제는 안 된다, 전략공천은 안 된다고 전제하면 가이드라인"이라며 "이는 어떤 경우에도 온당치 않은 이야기"라고 말했다.

반면 김 대표 측 김성태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만악의 근원인 공천권을 국민에 완전히 돌려드리겠다는 게 김 대표의 의지"라며 전략공천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원칙은 단호한 것이고 그게 바로 국민들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