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국배기자] 한국IT서비스산업협회가 회장사를 찾지 못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협회는 지난 2013년을 끝으로 2년 가까이 새로운 회장사를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가장 최근인 2011년부터 2013년까지는 SK주식회사 C&C 대표가 회장을 맡았었다.
협회 측에선 중견기업보다는 '입김이 센' 대기업 계열 IT 서비스 기업들이 해주길 원하고 있지만 선뜻 나서는 곳이 없는 상황. 이에 대해 협회는 "회장사를 선임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답했다.
◆"IT 서비스 시장 변화로 필요성 덜 느껴"
공교롭게도 '회장사 공백' 기간은 상호출자제한집단 IT 서비스기업의 공공정보화 시장 진입을 막는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 개정안이 시행된 시점과 맞물린다. 이 법은 2013년부터 시행됐고 이듬해인 2014년부터 협회장은 공석 상태다. 현재는 이지운 상근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법 시행과 협회장 선임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보긴 어렵지만 밀접한 상관관계는 보인다. 이로 인해 상당수 IT 서비스 기업들의 사업 영역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IT 서비스 기업들은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탈' IT서비스 회사로 변신을 꾀했다. 정부의 정책 수립, 정책사업 등에 참여하는 협회 활동의 필요성을 예전보다 덜 느끼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부분이다.
실제로 삼성SDS(대표 전동수)는 공공 및 금융 시장에서 철수한 뒤 물류 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BPO) 사업을, SK주식회사 C&C(대표 박정호)는 반도체 모듈, 중고차 등 비(非)IT 사업을 빠르게 확대해 나가고 있다. 다른 기업들도 비슷한 처지다.
IT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공공 부문 사업 참여제한으로 상당수 대형 IT 서비스 회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에 무게를 두거나 탈 IT 서비스 회사로 변모하고 있다"며 "굳이 협회 활동을 해야할 필요를 못 느끼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IT 서비스 기업 관계자는 "협회 수익 구조상 정부에 일정부분 의존하는 태생적인 한계도 있겠지만, 2012년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 발의될 당시 내심 협회의 역할을 기대했으나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도 작용하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최근 공공정보화 사업 참여 제한을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거나 분할발주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입법 움직임이 나타나는 등 중견 IT 서비스기업들에는 어느 때보다 협회의 역할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IT 서비스 기업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회장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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