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몇년 전 '뒤태전문 기자'가 화제를 모은 적이 있었다. 여자 연예인들의 뒤태만 전문적으로 사진을 찍어 유명해진 경우다. 남과 다른 차별화 요소가 통한 셈이다.
'옆태'가 이쁜 게임이 나왔다. 우주(대표 최동조)가 개발한 '엑소스사가'는 횡스크롤 시점에서 펼쳐지는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이다. 게임 내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정면 모습은 볼 수 없다. 오직 정교하게 잘 꾸며진 옆모습만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캐릭터 외형은 물론, 캐릭터 일러스트까지 옆태를 강조했다. 일관성 있다.
옆태가 강조된 게임 속 주요 캐릭터들은 초반부터 묘한 대립각을 펼치면서 자신의 존재감을 게이머에게 드러낸다. 용족으로 묘사되는 캐릭터 '시어칸'은 시종일관 잘난체를 하고 다른 주인공들은 그런 시어칸에게 조롱을 보낸다. 인물간 구도가 명확하고 흥미로운 스토리가 펼쳐진다는 설명이다. 유명 성우진들이 펼치는 감칠맛 나는 목소리 연기도 귀에 감긴다.
사실 엑소스사가 이전에도 횡스크롤 시점을 채택한 모바일 RPG들은 많았다. 그러나 정교한 캐릭터 디자인과 각각의 캐릭터성이 확연히 부각되는 게임은 엑소스사가 만한 게 없었다.
특히 꽤나 볼만한 전투 연출을 볼 수 있다는 점이 그랬다. 엑소스사가의 전투는 기본적으로 자동으로 이뤄지며 특수 기술은 직접 터치해야 구사할 수 있다. 특수 기술을 사용하면 화면이 급격히 줌인되고 캐릭터들이 고유한 액션을 펼치게 되는데, 화면을 가득 메우는 그래픽 연출과 고유 동작들은 마치 2D 대전액션 게임에서 '필살기'를 구사할 때 볼 수 있는 연출과 흡사했다. 타격감도 상당했다.
자신의 진영을 전술적으로 설정하는 것도 중요했다. 엑소스사가에서 수집할 수 있는 각종 캐릭터들은 최전방에서 적의 공격을 막아내는 '탱커'와 강력한 피해를 입히는 '딜러', 파티를 치유하는 '힐러'로 구분된다. 이러한 직업을 적절히 고려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최적의 4인 팀을 구성하는 것이 핵심. 당장은 쓰러뜨리기 어려울 것 같은 상대도 조금만 신경써서 팀을 변경하면 클리어가 가능했다.
게임은 전반적으로 쉬운 편이다. 그동안 국내 출시된 여러 모바일 RPG들을 즐겨온 이용자라면 곧바로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매일 새로운 보상을 지급하는 '요일 던전', 다른 이용자들과 함께 강력한 보스를 물리치는 '레이드', 이용자간 대결(PvP) 등 모바일 RPG의 공통적 요소도 모두 갖추고 있다. 다만 콘텐츠적 측면에서 엑소스사가만의 장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다.
최근 범람하는 모바일 RPG의 홍수 속에서 엑소스사가는 기본을 지키면서도 특출한 그래픽과 연출로 승부를 보는 게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뒤태전문 배우가 스타가 됐듯, 옆태를 강조한 엑소스사가가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로운 스타로 거듭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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