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더라도 기술력이 있거나 특허권을 갖춘 기업을 우대해 대출해주겠다던 기술금융이 오히려 신용등급이 양호한 기업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새정치민주연합 박병석 의원이 7일 금융위원회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도입된 기술금융 대출은 올해 6월까지 총 6만8천581건, 41조 8천억원이 발생했다.
이 중 기업은행이 1만5천250건, 8조9천898억원을 대출해, 잔액기준으로 전체의 21.5%를 차지했다.
기업은행의 기술금융대출 중 BBB 이상 신용도 상위구간 기업에 대한 대출실적은 전체 기술금융 대출잔액의 84.46%였다. 이에 비해 BB+ 이하 신용도 하위구간 기업에 대한 대출잔액은 전체 기술금융 대출잔액의 15.54%에 불과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일반 중소대출의 경우 BBB 이상 신용도 상위구간 기업의 대출 잔액이 61.18%였고, BB+ 이하 하위구간에 속한 기업의 대출은 전체 대출 잔액의 38.82%를 차지했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박 의원은 "결국 신용등급은 낮지만 기술력이 있는 회사들이 우대받는 것이 아니라 기술금융이 아니더라도 대출이 용이한 기업들이 더 많은 기술금융 대출을 받아간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기술금융이 일반 중소대출보다 신용도 상위그룹에 집중적으로 이뤄진 만큼 기술력을 보강해 기업들의 대출 영역을 넓히겠다는 초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금융의 핵심은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의한 기술평가인데 기술력 반영이 미흡하거나 TCB 평가의 신뢰부족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A은행을 통해 이뤄진 B사의 기술평가서를 보면 경영주의 기술지식수준이 낮고, 업체의 기술인력이 취약한 상태로 나타나는 등 기술 관련 부분의 평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 정신 등 비계량적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기술금융대출이 진행되는 등의 문제가 여전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경영주의 기술지식수준'은 D(미흡) 등급을 받았으며, 기술인력이 전체의 3%에 불과해 전반적인 '개발인력 보유수준'이 E(취약)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기업가 정신' 항목은 A(우수)를 받아 실제 신용등급보다 2단계 높은 기술신용등급으로 대출이 이뤄진 업체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의원은 "기술평가요소에 대한 공정성이 담보되고 정확한 기술력을 통해 신용보강이 이뤄져야 기술금융이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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