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교육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공식화했다. 민간 출판사가 발행하고 정부가 검정하는 현행 검인정 체제에서 정부 발행 단일 교과서를 사용하는 국정 체제로 바뀐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민들께서 걱정하고 계신 이념 편향성을 불식시키고 미래의 주역인 우리 청소년들이 올바른 국가관과 균형 잡힌 역사인식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헌법정신과 객관적 사실에 입각한 교과서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황 부총리는 "지금의 역사교과서들은 역사적 사실에 대한 오류와 이념적 편향성 논란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내용이 많아 학생들에게 역사 인식에 대한 혼란을 주고 나아가 국론분열과 사회적 갈등을 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교육부는 그동안 역사교과서들의 각종 사실 오류와 이념 편향을 바로잡기 위해 수정 권고와 명령을 했으나 일부 집필진들은 적법·정당한 수정 명령을 거부하고 소송을 반복해 사회적 혼란을 야기해 왔다"고 꼬집었다.
황 부총리는 "출판사와 집필진들이 만든 교과서의 잘못된 내용을 부분적으로 하나하나 고치는 방법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면서 "초기에는 고통과 어려움, 다툼이 있을 수 있지만 이런(국정) 교과서로 배운 학생들은 통합의 기본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은 "1970년대 민주화를 외치는 시기 저는 검인정 제도를 주장한 사람이었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 역사학의 이념 문제가 논란이 돼 파동을 겪는 것을 보며 깊은 우려를 갖게 됐다"면서 "일단 숨을 고른다는 차원에서라도 통합 교과서를 채택하고, 조금씩 평정심을 찾은 이후라면 언젠가는 또 검인정 제대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방침을 확정한 교육부는 다음달 5일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 고시' 후 교과서 집필진 및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회를 구성해 국정 역사 교과서 집필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의 최우선 기준을 균형성과 전문성, 다양성 확보에 두고 학계 전문가들로 집필진을 구성하는 한편 명확하고 균형 있는 편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편찬 책임은 국사편찬위원회가 맡되 교과서 개발 전 과정에 걸쳐 단계별 의견 수렴을 통해 오류·편향성 시비를 차단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집필진은 훌륭한 업적으로 쌓은 명예교수로부터 현직, 젊은층까지 노·장·청을 아우르도록 구성할 것"이라며 "역사가만이 아니라 정치사, 경제사, 사회사, 문화사 전반을 아우르는 분들을 초빙해 (집필진을) 구성해야 전체 역사를 훌륭하게 그려낼 수 있다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집필이 완료된 교과서는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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