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시장이 '대화면'으로 재편되고 있다. 스마트폰은 5인치 이상 대화면 폰(패블릿)이 표준 규격으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하반기에 삼성전자, 애플 등 제조사들이 패블릿 신제품을 투입해 격전이 벌어지고 있다.
패블릿에 설 자리를 잃은 태블릿도 화면 크기를 10인치대 이상으로 키워 기업용 시장 공략에 나섰다. 애플이 그동안 고수하던 '10인치 이하 철학'을 버리고 아이패드 프로 출시를 공식화했고, 삼성전자도 역대 자사 제품 중 가장 큰 화면의 태블릿을 준비 중이다. 대화면 전쟁의 승자만이 포화되고 있는 스마트폰과 태블릿 시장을 지배할 수 있을 전망이다. [편집자주]
[민혜정기자] 태블릿PC 시장에서도 '대화면' 전쟁이 펼쳐진다. 대화면 스마트폰(패블릿)에 밀려 설 자리를 잃은 태블릿이 10인치 이상 대화면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기 때문이다.
대화면 태블릿은 기업용이나 교육용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에서 수요가 많아, 제조사로선 안정적인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내년 태블릿 시장이 회복세를 보인다는 관측도 나오면서 모처럼 이 시장도 활기를 보이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태블릿 시장은 4% 감소하지만, 내년엔 7%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화면 태블릿은 그래픽 작업, 모니터나 TV 대용으로 쓰기에 적합해 B2B 시장에서 활용하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SA는 "태블릿은 패블릿에 밀려 입지가 줄고 있다"면서도 "이 같은 상황에서 아이패드 프로와 같은 큰 크기의 태블릿은 사무, 헬스케어, 소매점, 교육 등에서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따라 대화면 태블릿 전쟁에 삼성전자, 애플,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잇따라 참전하고 있다.
◆원조 태블릿 아이패드도 노트북만큼 커진다
애플은 다음달 12.9인치 태블릿 '아이패드 프로'를 출시한다. 애플이 한 번도 선보이지 않았던 아이패드용 '애플 펜슬'도 함께 출격한다.
애플은 그동안 9.7인치 또는 7.9인치의 아이패드만 출시했다. 그러나 이번엔 화면을 대폭 키우고 '프로'라는 이름까지 붙였다. 아이패드 프로는 애플의 운영체제(OS) iOS를 탑재한 기기 중 가장 크다.
여기에 잡스가 극도로 싫어하던 '펜'까지 도입했다. 잡스는 생전 터치 펜에 관해 "잃어버리기 쉽다", "거추장스럽다"며 평가 절하했다.
최근 애플의 아이패드 판매량은 20~30%씩 감소했다. 패블릿에 원조 태블릿 아이패드 마저 맥을 못췄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애플 팀 쿡 최고경영자(CEO)는 대화면 태블릿을 병기로 내세웠다. 대화면 태블릿은 일반 기업, 학교, 병원 등에서 활용도가 높아 안정적인 매출을 올릴 수 있는 B2B 시장에서 환영받을 수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달 아이폰6S 공개 행사에서도 애플은 MS의 '오피스' 프로그램을 아이패드프로에서 사용하는 모습, 병원 의사가 환자에게 건상 상태를 3차원 영상을 설명할 때 태블릿을 활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삼성전자도 이달 중 웬만한 노트북보다 큰 18인치대 태블릿 '갤럭시 뷰'를 공개한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달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스마트워치 '삼성 기어S2' 공개 행사에서 '갤럭시 뷰'의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영상에는 '크게 생각하라(Think big, Then think bigger)'라는 문구와 함께 '갤럭시 뷰'라는 제품명이 담겼다.
갤럭시뷰는 삼성 역대 태블릿 중 가장 큰 화면의 제품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 프로'로 12치대까지 태블릿 화면 크기를 키운 적은 있지만, 15인치 이상의 제품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MS는 오는 26일 12.3인치 태블릿 '서비스프로4'를 출시한다. 키보드를 달면 PC로도 활용할 수 있는 투인원 제품이다. LG전자도 지난달 10.1인치 'G패드2 10.1'을 출시했다.
한국IDC 김애리 연구원은 "현재 태블릿PC 시장에서 B2B 비중은 20%에 불과하지만 성장가능성은 이쪽이 B2C보다 큰 편"이라며 "업체들이 기업, 학교 등에 적합한 태블릿을 공급하기 위해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그는 "교육 콘텐츠를 이용하기엔 10인치 이상의 태블릿이 적합하다"며 "태블릿PC 화면도 대형화 추세를 띠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