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정의화 국회의장이 20일 정부의 역사교과서 국정화 추진 과정에 문제를 제기하며 국회의장으로서 검토에 나서겠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정 의장은 이날 저녁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과 만찬 회동을 갖기로 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문제 등 정국 현안에 대한 중재에 나서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의장은 서울 세종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국정 교과서를 논하고 진행하는 과정에 있어 문제가 있다"며 "수술을 할 때도 사전에 치밀하게 계획을 세우고 여러 변수에 대한 대책을 세운다. 예컨대 국회 내 특위를 만들거나 청문회를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또 "현재의 교과서에 이념 편향성이 있다면 그것이 왜 문제이고 역사에 대한 편식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해로운지를 충분히 납득시키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많은 논의를 거쳐 국민적 컨센서스(합의)를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국민을 충분히 납득시키는 절차를 제대로 밟아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컸다"고 했다.
정 의장은 "이미 행정예고된 것을 국회가 어떻게 접근하면 좋을지 국회의장으로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에 이 같은 견해를 건의할 생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엔 "조금 늦기는 했지만 절차의 문제가 있다고 보기 때문에 바로잡을 수 있다면 바로잡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같은 정 의장의 언급은 정부가 충분한 여론 수렴을 거치지 않고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일방 추진한다는 새정치민주연합의 비판과 맥이 닿아 있다. 역사교과서 국정화 관련 청문회도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 주장하는 내용이다.
정 의장은 새정치민주연합 중진 의원들과의 만찬 회동에서도 자연스레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언급을 내놓을 것으로 보여 역사교과서 국정화 논란으로 꽉 막힌 정국 속 중재자로서 역할에 본격 나설지 여부가 주목된다.
한편 만찬에서는 내년도 예산안과 계류 법안,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선거구 획정 등 국회 현안이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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