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태훈기자] 삼성과 LG가 스마트폰 등에 이어 스마트카 등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 성장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자동차 시장은 무인자동차, 전기차 등 스마트카 시장이 급속히 팽창하며 IT 기반 기업들에도 새로운 먹거리가 되고 있는 것.
실제로 텔레메틱스, 전기차 배터리 등에서 시작한 이들 기업의 전장부품 시장 공략은 차량용 디스플레이, 카메라모듈에 이어 모터 등 핵심 부품은 물론 구동체제(SW) 등 통합플랫폼 까지 넘보고 있다.
특히 삼성과 LG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이 이를 직접 챙기고 나서면서 그룹차원에서 관련 인력 및 조직을 확대하고 수직계열화 등 계열간 시너지효과까지 노리고 있어 주목된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그동안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별로 추진해 온 자동차 전장부품 사업을 총괄할 별도 조직을 신설,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은 구글과 애플이 무인자동차나 전기차 등 시장에 뛰어들 정도로 새로운 시장으로 각광받고 있다.
삼성의 경우도 시스템 및 아날로그 반도체, 디스플레이, 발광다이오드(LED), 배터리, 차량용 임베디드(내장형) 운영체제(OS) 등의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평가다.
◆자동차 부품 시장, 그룹 오너가 챙긴다
삼성은 이미 계열별로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한 상태로 삼성전자에 별도의 전담 조직 신설 등을 통해 관련 사업을 본격적으로 강화하겠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차량, 각종 모바일 기기를 연동할 수 있는 임베디드 플랫폼인 '타이젠' OS 확대에 힘을 들이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량용 무선충전 솔루션 외 후방 카메라,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용 무선차량통신(V2X), 스마트카용 자동 위치 및 거리 측정기(Radar), 등에 집중하고 있다.
또 삼성SDI는 차량용 배터리 셀과 모듈을,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 디스플레이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여기에 조직 강화를 통해 계열별 시너지를 극대화, 스마트카 등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더욱이 자동차부품 사업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신성장 동력으로 육성에 의지를 보이고 있는 분야.
실제로 이 부회장은 토요타, BMW 회장 등 주요 경영진과 폭넓은 교류를 갖고 있다. 특히 지난 2012년부터 이탈리아 자동차기업 피아트-크라이슬러그룹의 지주사인 엑소르의 사외이사를 맡는 등 관련 분야를 직접 챙기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삼성 측이 사업 역량 강화를 위해 관련 기업에 대한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적극적인 M&A에 나설 경우, 당장은 전장부품 영역에서 브랜드와 신뢰도 측면에서 효과가 적을 수 있지만, 삼성의 빠른 추진력과 세계적인 기술이 더해지면 성장속도는 예측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LG도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부품 관련 사업을 키우고 있다.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LG는 LG이노텍이 차량용 카메라모듈 등을, LG디스플레이가 차량용 디스플레이 공급하는 등 관련 사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그룹차원의 검토를 거쳐 LG전자에 관련 전담팀도 신설했다. LG전자는 지난 2013년 LG CNS의 자회사 'V-ENS'를 합병해 VC(Vehicle Components)사업본부를 신설, 관련 인력 등 조직을 강화하고 있다.
현재 VC사업본부는 전기차용 구동모터, 인버터 등 전기차의 전기에너지를 자동차 구동에 필요한 동력에너지로 변환하는 'E-파워트레인' 솔루션 외 차량용 내비게이션과 카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제품군,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 등의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최근에는 GM의 차세대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 개발의 전략적 파트너로 선정되는 등 사업에 탄력을 받고 있다.
또 LG이노텍은 조향장치 모터 및 센서, ABS모터, 후방카메라, 실내 LED 조명, 무선충전 솔루션 등을, LG화학은 전기차 배터리 셀 및 모듈을, LG하우시스는 차량용 범퍼와 시트, LG디스플레이는 다양한 디자인 적용이 유리한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군을 통해 전장부품 시장을 공략 중이다.
이같은 성과 뒤에는 VC사업본부를 주축으로, LG화학·LG이노텍·LG디스플레이 등 계열사 관련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는 구본준 LG전자 부회장의 의지도 뒷심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구 부회장은 지난해 LG화학, LG이노텍,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진들과 독일 BMW 본사를 찾아 'LG 차 부품 설명회'를 갖는 등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다.
삼성과 LG가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 부품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면서 무인자동차나 전기차 시장을 노리고 있는 애플, 구글과의 대결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후지 키메리에 따르면 세계 전장부품 시장은 지난 2013년 1천305억 달러(한화 148조 4천437억원)에서 오는 2025년 2천721억 달러(한화 309조 5천137억원)로 증가할 전망이다.
양태훈기자 flame@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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