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중학교 역사, 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를 현행 검인정 체제에서 국정 체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교육부 확정고시가 3일 발표된다.
당초 교육부는 지난달 12일부터 전날까지 '중·고등학교 교과용 도서 국·검·인정 구분(안)' 행정예고 기간을 거친 뒤 오는 5일께 확정고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찬반양론이 대립하면서 교육계와 학계, 시민사회, 정치권 등으로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자 논란을 조기 종식시키기 위해 확정고시 시점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전날 자정을 기해 행정예고 기간이 종료된 만큼 이날 오전 중 전자관보를 통해 확정고시 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황교안 국무총리와 황우여 경제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교과서 국정 체제 전환을 공식 발표할 계획이다.
황 총리와 황 부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현행 검·인정 체제 하에서는 역사교과서를 둘러싼 편향성 시비가 끊이지 않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 청소년들에게 올바른 역사인식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국정 체제 전환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국민에 이해를 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확정고시 이후 교육부 산하 국사편찬위원회는 교과서 집필진 및 교과용 도서 편찬 심의회를 구성해 이달 말부터 본격적인 교과서 집필 작업에 착수한다. 집필이 완료된 교과서는 감수 및 현장 적합성 검토 등을 거쳐 2017년 3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된다.
◆與 국면 전환 시도 vs 野 강경 투쟁 돌입
청와대와 정부, 새누리당은 확정고시를 앞두고 서울 삼청동 총리공관에서 고위 당·정·청 회의를 열어 역사교과서 국정화 향후 추진 방향을 비롯해 내년도 예산안과 노동개혁·경제활성화 입법 등 각종 현안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새누리당은 고위 당·정·청 회의를 통해 정부에 집필진 구성 등 향후 절차 추진을 일임하고 예산·법안 처리 등 현안으로 초점을 옮길 예정이다.
반면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는 야당과 학계, 시민사회단체 등 각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당 지도부는 전날부터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 농성'에 돌입했으며, 확정고시 이후에는 헌법소원 등 '불복 운동'을 이어나가기로 방침을 정했다.
나아가 새정치민주연합은 정부가 확정고시를 강행할 경우 여야가 이날 열기로 합의한 '원 포인트 본회의'에도 협조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정기국회 파행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국회의 내년도 예산안과 각종 법안 심사에도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교육부 예산을 심의하는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파행 0순위'로 꼽힌다. 예비비 44억원 관련 자료 제출 문제로 일찌감치 파행해 온 예산결산특별위원회도 난항을 거듭할 전망이다.
정부 여당이 중점 추진하는 노동개혁·경제활성화 관련 입법,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역시 처리를 장담할 수 없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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