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은 사람의 기본 활동 영역이다. 우리는 먹는 것부터 일하는 것까지 대부분의 활동을 건물에서 한다. 사람들의 활동이 많아지면서 건물의 에너지 소모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연구자들은 건물이 소비하는 에너지는 전체 소비 에너지의 30~40%를 차지한다고 말한다. 곳곳에서 솟는 건물은 경제성장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이산화탄소 배출량도 증가한다. 세계는 지구 온난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우리들은 IT융합기술이 세계가 직면한 지구 온난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에너지 소비 절감 문제 역시 활발히 연구되는 분야의 하나다. IT기술을 적용한 건물은 건축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제시되고 있다.
건물 스스로 내부 시스템을 모니터링해 사람에게 최적의 환경을 제공하면서 에너지는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이른바 똑똑한 건물이 가장 큰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과 유저피드백
건물 에너지 절감방안은 20년여년 전부터 논의가 시작된 이슈의 하나이다. 시대를 막론하고 조금이라도 운영비를 줄이고 싶은 건물주들에게 에너지 절감은 눈길이 갈 사안이기 때문이다.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 (BEMS - Building Energy Management System)도 그래서 등장했다. 건물에니저관리시스템은 에너지 사용량, 요금, 시설 사용시간 등 다양한 요소들을 측정하고 분석해 건물 관리자에게 알려주는 시스템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관리자는 건물 운영 방침과 건물 현황에 따라 건물을 관리했다.
단순히 건물 에너지 사용정보 제공만으로 건물의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가 가능했을까?
영국의 저탄소성장 연구소의 다비 사라(Darby Sarah) 수석연구원의 테스트는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에 주는 시사점이 적지 않다.
그는 에너지소모 피드백의 효과를 분석한 논문(The effectiveness of feedback on energy consumption)을 통해 한 기업의 사무실에서의 실험을 소개했다. 그는 프린터기 옆에 이용자들이 볼 수 있게 프린터의 에너지 사용량을 보여주는 화면장치를 옆에 두었다. 이용자들은 프린터를 사용할 때마다 현재 에너지 사용량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었다.
이 실험은 사용자들에게 에너지 사용정보가 주어졌을 때 에너지 관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었다. 에너지 사용알림 장치 전후의 에너지 사용량을 비교하자 놀라운 결과가 나왔다. 에너지 사용량이 기존대비 15~20% 줄어든 것이다. 사람들이 에너지 사용량을 아는 것 만으르도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였다.
그는 전기요금 고지서의 형태에 따른 에너지 사용절감에 대해서도 연구했다. 최종적으로 그는 에너지 사용정보가 주어졌을 때 형태에 따라 5~15%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이를 '유저피드백'으로 정의했다. 유저피드백은 말 그대로 사용자들에게 에너지 사용 정보를 제공할 시 에너지 사용절감에 영향을 미친다는 뜻이다.
이후 건물에너지관리시스템이 적용된 건물들이 속속 늘었다는 것은 말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정보를 알려주는 이런 시스템이 최적의 에너지 관리를 할 수 있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완벽에 가까운 에너지 관리를 힘든 것일까?
◆'BIM'과 똑똑한 건물
연구자들은 한단계 더 발전한 모델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정보제공의 수준을 넘어 건물 에너지 관리를 건물 스스로 콘트롤하는 기술이 논의되기 시작했다.
조지아 공대 교수인 찰스 이스트맨(Charles Eastman)에 따르면 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은 가상공간의 3D모델을 기반으로 건물의 형태 및 입면 디자인에서부터 개구부의 크기 등 대상건물의 물성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SW)라고 할 수 있다.
건물기획, 설계, 엔지니어링 그리고 시공단계까지 건물 생애 주기의 전반에 걸쳐 사용 할 수 있는 IBM은 오토캐드처럼 건물 설계에서 주로 많이 사용되는 툴이다.
에너지 효율화를 위해서 BIM은 미국 DOE(Department of Energy)에서 개발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에너지플러스(EnergyPlus)를 함께 활용한다. 이를 이용해 건물의 두께, 위치, 날씨, 온도, 내부 가전기기 등 모든 요소들을 고려해 에너지의 효율성을 건물을 세우기전 측정 할 수 있다.
BIM 기술과 에너지플러스는 건물자체의 에너지 성능뿐 아니라 설비의 성능을 평가할 수도 있다. 따라서 BIM과 에너지플러스를 활용하면 주어진 정보로 에너지 사용현황을 실시간 파악할 수도 있다. 여기에 다양한 분석기술들이 활용된다면 최적의 에너지 운영방안이 나올 수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보자. 같은 건물이라도 부분부분 일사량이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BIM기술과 에너지플러스는 이를 감지, 에너지 사용을 최소화하면서 사용자에게 맞는 환경을 제공해줄 수 있다.
물론 고려해야 할 문제들도 없지 않다. 가장 큰 과제는 구축비용이다. 건물의 사용현황을 파악하려며 건물 곳곳에 전력측정, 온도센서, 빛 센서 등 하드웨어적으로 많은 비용이 수반된다. 따라서 센서들의 가격을 최소화하고 구축 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
둘째로 에너지운영 최적화를 달성하기 위한 데이터 분석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수많은 센서로 수집되는 정보 가운데 의미 있는 것들을 식별해 빠르게 분석 및 처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과제들은 ICT의 발전과 함께 극복이 머지 않은 상황이다.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는 더 똑똑한 건물들의 세상이 멀지 않았다.
<참고문헌>
[1] 권기정, “건물 에너지 운영 효율 향상을 위한 통합 운영 시스템 개발”, 석사학위논문, 2014.
[2] 이동환, 정대교, 박승희, “회귀분석을 이용한 빌딩 난방소비에너지 예측방안”, 한국건설 IT융합학회논문집, 2012.
[3] Chuck Eastman, BIM HANDBOOK, John wiely&Sons, pp. 32-42, 2009.
[4] Darby Sarah, “The effectiveness of feedback on energy consumption,” A review of DEFRA of th literature on Metering, Billing and direct Displays, Apr. 2006.
ICT 융합기술 및 보안솔루션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현재 보안솔루션 회사에서 기획 및 해외사업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블로그(http://blog.naver.com/dracon123)에서도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IT 칼럼리스트로서 다양한 IT 칼럼들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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