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운기자] 중국의 칭화유니그룹이 메모리반도체에 대규모 투자를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9일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는 부정적이지만, 반도체장비업체와 소재업체에는 호재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5일 칭화유니그룹의 자회사 퉁팡궈신은 800억위안(약 14조3천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다고 공시했다. 칭화유니그룹은 중국 정부가 보유한 중국 최대 반도체회사다.
조달자금 중 600억위안(약 10조7천억원)은 월 12만장 생산규모의 메모리반도체 공장 건설에 투입하고, 38억위안(약 6천800억원)은 대만 반도체 후공정업체 파워텍의 지분 25% 인수에 사용한다. 나머지 162억위안(약 3조원)은 반도체 관련 기업을 인수·합병(M&A)하는 데 쓸 예정이다.
유진투자증권 이정 애널리스트는 "지난 9월 칭화유니그룹 자회사인 유니스플렌도어가 미국 웨스턴디지털의 지분을 인수하고, 10월 웨스턴디지털이 샌디스크를 인수함에 따라 칭화유니그룹의 메모리반도체시장 진출이 본격화됐다"며 "항후 퉁팡궈신이 중국 반도체 핵심업체로 도약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이 반도체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이유는 중국 1위 품목인 반도체에 대한 국산화의 필요성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연간 반도체 수입규모는 2천300억달러(약 270조원)에 달한다.
이 애널리스트는 "반도체업체의 핵심경쟁력은 기술과 자본"이라며 "중국 IT업체들이 중국 정부의 힘을 등에 업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반도체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매우 위협적"이라고 전했다.
그는 "3강체제로 안정적인 산업구조를 보이고 있는 D램산업에서 신규업체의 시장진입으로 업체간 경쟁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며 "메모리반도체시장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각되고 있는 3D낸드시장에서도 향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일본 도시바, 미국 인텔·마이크론테크놀로지에 이어 중국업체들과 치열한 투자경쟁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기술경쟁력이 높은 국내 반도체 장비업체와 소재업체들에게는 강력한 성장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반도체시장 진출에 있어, 향후 산업 인프라 형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이라며 "중국 반도체 산업의 공급체인에서 아직 약한 부분이 반도체 소재와 장비분야"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술경쟁력이 높은 원익IPS, 주성엔지니어링 등 국내의 반도체 장비업체와 OCI머티리얼즈, 이엔에프테크놀로지 등 소재업체들에게는 매우 큰 성장의 기회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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