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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 CJ헬로비전 인수 논란 학계·국회로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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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학술세미나 이어 정의당 현안토론회서도 쟁점

[강호성, 김국배기자]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선언을 계기로 결합상품 시장에서의 이동통신 지배력전이 논란이 전방위로 확대되고 있다.

이동통신 중심의 결합상품 인가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이동통신의 지배력전이가 없다는 반박이 나오는 등 CJ헬로비전 인수가 미칠 파장에 대한 공방전이 학계와 국회로 이어지고 있다.

17일 오전 서강대학교 법과시장경제센터가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방송통신시장 경쟁구조 개선방안' 정책세미나에서 신민수 한양대 교수는 "소비자들은 이동통신과 초고속인터넷 결합 상품을 선택할 때 지배적 사업자의 이동통신서비스 중심으로 선택한다"며 "다양한 분석을 통해 볼 때 이동통신의 지배력 전이가 확인된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지배적사업자는 지배력이 높은 상품으로 경쟁자를 배제시키기 때문에 단품에서 수익이 많지 않더라도 손해볼 게 없다"면서 "지배력의 전이를 통해 결합상품 시장은 경쟁제한적이 된다"고 지적했다.

강병민 경희대 교수 역시 SK텔레콤의 이동전화와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초고속인터넷 서비스의 관계를 설명하며 지배력 전이를 주장했다.

SK텔레콤의 공격적인 초고속인터넷 재판매에 힘입어 SK브로드밴드는 전년보다 큰 영업수익 감소(전년 대비 -3.2%)에도 영업이익이 20.2% 증가하는 성장세가 나타난다는 것.

강 교수는 "결합판매시장에서도 SK텔레콤의 결합상품 점유율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동통신 점유율 50%에 수렴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SK텔레콤의 지배력이 전방위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인가조건으로 결합상품의 지배력전이를 막기는 역부족"이라면서 "지배적 사업자에 대한 결합상품의 요금은 인가제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야당-시민단체, 인수 반대 목소리

이날 오후 국회본청에서 개최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 어떻게 볼 것인가' 긴급현안 토론회에서도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허용 반대의 목소리가 나왔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통신 1위와 유료방송 1위사업자의 결합은 미디어시장 전체를 뒤흔들 것"이라며 "방송을 끼워넣기 상품으로 전락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발제에 나선 김영섭 한국외대 박사는"SK텔레콤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합산점유율이 33%를 넘지 않지만 지배력은 점유율 이상으로 나타날 것"이라며 "인수를 허용할 경우 지배력전이를 막는 인수조건을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국 IPTV사업자가 지역사업자인 케이블TV에 허용된) 직접사용채널을 운용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결합과 약정할인으로 케이블TV 가입자가 이동통신 및 결합상품 가입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LG유플러스 박형일 상무는 "IPTV 사업자가 지역사업자인 케이블TV를 아무런 조건없이 인수한다면 방송의 공공성·지역성을 위협할 것"이라며 "정부의 알뜰폰, 제4이통 등 통신시장 경쟁활성화도 저해한다"고 강조했다.

◆SKT "이동통신, 지배력 전이 없어"

지배력 전이를 우려하는 공세가 커지자 그동안 잠잠했던 SK텔레콤도 발끈하고 나섰다.

결합상품의 지배력전이 문제는 미래부와 방통위가 지난 8월 부당한 시장지배력 전이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놓으며 일단락된 사안임에도 경쟁사들이 의도적으로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인식인 셈이다.

정부는 지난 8월 '방송통신 결합상품 제도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결합판매의 금지행위 세부 유형 및 심사기준(고시)'를 마련한 바 있다. 당시 개선방안에는 결합판매 요금적정성 심사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뿐만 아니라 SK텔레콤은 단품시장에서의 점유율과 결합시장에서의 점유율에 큰 차이가 없다면 지배력 전이는 없는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학계의 연구내용도 강조하고 있다.

SK텔레콤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ETRI(한국전자통신연구원)는 보고서를 통해 이동통신 단품보다 결합상품의 점유율이 높아 단품시장 영향력이 결합시장으로 전이될 것으로 보이는 서비스는 오히려 유선전화와 초고속인터넷, 유료방송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결합상품 가입시 약정기간 증가로 전환비용(위약금)에 따른 소비자 선택권이 제한된다는 주장이 있지만 SK텔레콤은 결합상품 해지에 따른 위약금이 없다"면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은 지난 2013년 결합상품으로 인한 전환비용 증가가 발생하는 서비스로 초고속인터넷을 지목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기관이나 연구자마다 경쟁상황에 대한 의견이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에 대한 다양한 주장들이 계속 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호성기자 chaosing@inews24.com 김국배기자 verme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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