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숙기자]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에 따른 '조문 정국'이 마무리되면서 20대 총선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갈등이 다시 고개를 들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지난 9월 말 의원총회를 통해 공천 룰을 논의할 특별기구를 구성키로 결정했지만 두 달 가까이 위원장 인선 조차 마치지 못하고 있다.
특별기구 위원장은 공천 룰 결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자리인 만큼 친박계와 비박계의 신경전이 거셌기 때문이다.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정국을 맞아 한때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가 선거구 획정이 법정시한(11월 13일)을 넘기면서 갈등의 핵으로 다시 떠올랐다.
김무성 대표는 당 차원의 총선 준비를 하루 빨리 시작하기 위해 공직후보자추천위원회(공추위)를 조기 출범시켜 총선 일정과 세부적인 룰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했지만, 친박계 좌장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특별기구에서 공천 룰을 확정한 뒤 총선 준비를 시작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이후 김 대표가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공추위 구성' 입장을 밝히며 한 발 물러난 모습을 보였지만, 특별기구 위원장 인선을 둘러싼 양측의 갈등은 여전한 상태다.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 원유철 원내대표는 수차례 회동을 갖고 의견을 조율했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주 초 친박계와 비박계가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 문제로 충돌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지난 22일 김 전 대통령이 서거하고 상도동계인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이 장례 기간 사실상 상주 역할을 수행하는 등 갈등은 또 한 번 휴지기를 맞았다.
이런 가운데서도 김 대표와 서 최고위원은 어색한 장면을 수차례 연출하며 깊은 감정의 골을 드러냈다. 빈소를 함께 지키면서도 서로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등 냉랭한 분위기를 풍긴 것이다.
특히 김 대표는 김 전 대통령 서거 첫 날 빈소에 조문 온 부산 지역 의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물갈이, 물갈이 하는 사람들이 물갈이 된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TK(대구·경북) 물갈이론'은 일부 친박계 의원들의 주장이다.
결국 다음 주 공천 룰 특별기구 구성 논의가 재개되면 양측의 갈등은 격화일로로 치달을 공산이 크다. 위원장 인선에 어렵사리 합의하더라도 공천 룰 논의가 시작되면 파열음이 불거질 것은 자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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