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헬로비전 합병 법인, 5년간 5조원 투자"

[강호성기자] SK텔레콤이 향후 5년간 5조원을 투자해 네트워크 고도화와 콘텐츠 시장 활성화에 나선다.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추진과 관련 미디어 산업의 생태계 선순환에 앞장서 고객편의를 높이고 국가경제에도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임으로써 합병 승인에 대한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대표 장동현)은 2일 오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사옥에서 기자설명회를 갖고 이같은 청사진을 제시했다.

설명회에서 SK텔레콤 이형희 이동통신사업(MNO)총괄은 "새롭게 출범할 합병법인은 글로벌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할 것"이라며 "합병 추진을 계기로 문화 ·콘텐츠 산업을 진흥하고 투자 활성화 및 생태계 발전을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일 SK텔레콤은 미래창조과학부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에 CJ오쇼핑이 가진 CJ헬로비전 주식 인수 및 합병 인가신청서를 접수한 바 있다.

◆네트워크-콘텐츠에 5조 투자

이형희 MNO 총괄은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계기로 우리 통신 미디어 산업이 가입자 유치 위주의 양적 경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역시 서비스 중심의 질적 경쟁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냉철한 상황인식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미디어 시장에서 인터넷영상사업자(OTT)들이 경을 넘어 전세계 고객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면서 "미디어 사업자들은 대규모 인수합병 등 합종연횡을 통해 융복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시장을 주도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는 현실에 따른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SK텔레콤은 융합(融合) 혁신(革新) 공생(共生)을 새롭게 출범하는 합병법인의 핵심 가치로 삼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통신·미디어의 융합을 통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신성장동력 강화 ▲융복합 미디어 플랫폼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 제공 ▲미디어 생태계와의 공생을 통한 글로벌 경쟁력 제고 등을 모색할 방침이다.

합병법인은 향후 5년간 5조원 규모를 투자한다.

투자는 ▲디지털 전환, UHD 확대 등 케이블 망 고도화 ▲양방향 지능형 네트워크 구현 ▲콘텐츠 산업 및 스타트업 지원 등 미래형 인프라 고도화와 미디어 생태계 육성에 집중된다.

이형희 총괄은 "이를 통해 약 7조 5천억원의 생산유발 및 4만8천여 명의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활성화에 앞장

이날 SK텔레콤은 고객의 플랫폼 및 콘텐츠 선택권을 넓히고 창의적인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육성,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프로그램제공사업자(PP)에 대한 지원도 확대할 계획을 밝혔다.

이인찬 SK브로드밴드 대표는 "합병법인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미디어 소비를 확대시켜 관련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을 이끌 것"이라며 "다양한 기기별 특성에 맞는 N스크린(N-Screen) 서비스를 제공하고, 미디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마트홈 및 사물인터넷(IoT)이 연계된 통합 홈 서비스를 구축하는 등 고객 편익을 극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합병법인은 향후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투자를 늘려갈 계획이다.

멀티채널네트워크(MCN) 및 VOD 등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유망 콘텐츠를 적극 발굴육성해 '뽀로로' 프로그램과 같은 성공 사례도 지속적으로 만들어내겠다는 것.

이형희 총괄은 "전국서비스인 IPTV 사업자로선 지역성에 대한 고민이 적었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면서 "케이블TV의 핵심 가치인 지역성을 살리기 위해 지역민 참여 방송을 비롯한 지역채널 특화 콘텐츠를 확대하는 등 미디어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그는 인수합병과 함께 밝힌 CJ E&M과의 1천억원대 투자펀드외에도 추가적으로 다양한 콘텐츠 기업들과 펀드를 조성해 운용할 것이라는 점도 밝혔다.

IPTV 자회사인 브로드밴드와 케이블TV 회사가 합병하게 되면 공통인력 등에 대한 구조조정 가능성을 염려하는 목소리도 생긴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이형희 총괄은 "기본적으로 큰 변화는 없다고 보면 된다"고 잘라말했다. 이인찬 대표는 "영업, 개통, AS, CS 등 현장의 업무가 유사한 점이 많으며 고객 응대를 위해서라도 양쪽의 '필드조직'도 그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형희 MNO 총괄은 "글로벌 무한 경쟁을 이겨낼 수 있는 혁신적인 서비스와 기술력을 갖추고, 적극적인 투자와 협력으로 국내 미디어 생태계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며 "이를 통해 소비자 혜택을 강화하는 동시에 우리나라가 콘텐츠 강국, 문화 부국으로 재도약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