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권기자] 매분기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판매량으로 애플의 고속 성장을 견인해왔던 아이폰이 수요 감소로 성장 정체에 빠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애플 실적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투자사 크레디트 스위스는 최근 투자 보고서에서 애플의 아이폰 부품 주문량 감소를 근거로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7천만~7천500만대, 내년 1분기 판매량을 4천500만~5천만대로 전망했다.
당초 크레디트 스위스는 4분기 아이폰 판매량을 7천800만대로 지난해 7천447만대에서 소폭 늘고 1분기에 5천500만대로 1년전 6천117만대에서 소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 2015 회계연도 아이폰 판매량도 지난해 2억3천100만대에서 3.9% 줄어든 2억2천200만대로 내다봤다.
하지만 애플이 아이폰6S의 발주량을 줄이자 그 이유를 시장 수요 감소로 보고 크레디트 스위스는 아이폰 판매량을 하향 수정했다.
◆아이폰 판매량 전년대비 3.9% 감소 '성장 빨간불'
크레디트 스위스 애널리스트는 매출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아이폰의 약세를 이유로 애플의 주가가 앞으로 몇분기에 걸쳐 100~130달러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애플 아이폰 판매량은 크레디트 스위스의 예측대로 4분기부터 감소할까. 애플의 4분기 아이폰 판매량 감소는 크레디트 스위스뿐만 아니라 밍치 궈 KGI 증권 애널리스트와 시장조사업체 IDC도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IDC는 2015년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14억대 가량으로 전년대비 9.8% 증가하는 한자리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IDC는 시장 성장 둔화로 2015년 애플 아이폰의 출하량도 2억2천600만대로 예상했다.
애플은 1~3분기 동안 아이폰 1억5천680만대를 판매했으므로 4분기에 6천930만대가 팔릴 것이란 계산이 나온다. 이 숫자는 지난해 4분기 판매량 7천450만대에서 7% 감소한 것이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처럼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둔화로 올 4분기에 애플 아이폰 판매량이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소비자 유인책으로 수요 창출
애플은 수요 감소를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과 4인치 저가폰으로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아이폰 업그레이드 프로그램은 2년간 매달 32달러를 지불하면 매년 아이폰 최신 기종으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으로 아이폰 사용자의 이탈을 막고 신흥시장처럼 휴대폰 보조금이 없는 국가에서 가격 부담을 줄여 교체 수요를 늘릴 수 있다.
또 애플이 내년 3~4월경 출시 예정인 4인치 아이폰은 아이폰5S의 몸체에 아이폰6S 수준의 성능과 기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됐다.
이 제품은 전작보다 저렴한 400~500달러에 공급돼 신흥시장과 예산이 제한돼 저가폰을 찾는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투자분석 매체 모틀리풀은 애플이 아이폰5, 아이폰 6와 같은 아이폰 숫자형 모델을 출시한 후 이듬해 아이폰5S나 6S와 같은 S버전을 내놓는 제품 발표 주기를 바꾸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이폰6S와 6S플러스는 디자인과 성능이 전작과 비슷해 구매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는 애플이 아이폰 숫자형 모델만 출시할 경우 기존에 S버전 모델 출시때 발생했던 수요 감소를 피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S버전을 포기할 수 없다면 디스플레이의 해상도와 색상 선명도, 명암비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추천했다.
또한 모틀리플은 애플이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를 공략해 아이폰 사용자를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애플은 지난 분기에 안드로이드폰에서 아이폰으로 갈아탄 비율이 30%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애플이 이 부분을 집중 공략할 경우 스마트폰 성장 둔화에 따른 구매수요 감소를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희권기자 argon@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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