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만들거나 이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이 플랫폼 전략의 일환으로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삼성과 애플이 주도하며 뜨겁게 달궈줬던 결제 시장에 LG전자까지 출사표를 던졌다
애플은 미국에 이어 캐나다 영국으로 전선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결제 서비스에 멤버십이나 개인간결제(P2P) 서비스를 추가해 플랫폼 파워를 강화하고 있다. 구글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무기로 안드로이드 페이 확산에 힘을 쏟고 있다. LG전자는 결제기에 상관없는 결제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시작된 결제 서비스 전쟁은 내년 절정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편집자주]
[민혜정기자] 모바일 결제 서비스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세계 휴대폰 판매 1위 삼성전자와 스마트폰 수익의 90%를 챙기고 있는 애플이 '페이'(Pay) 서비스를 출시해 불꽃튀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운영체제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구글도 안드로이드페이를 내놓고 운영체제(OS)에 이어 결제 서비스로 플랫폼 확대를 노리고 있다. 여기에 최근 세계 5위권 스마트폰 제조사인 LG전자까지 합류했다.
미국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세계 모바일 결제 규모는 지난해 3천457억달러(약 403조원)에서 올해는 4천909억달러(약 572조원)로 약 42% 증가하고, 2년후엔 7천210억달러(약 842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휴대폰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회사들은 지난해부터 스마트 결제 시장에 잇달아 뛰어들었다. 이들 업체는 결제 서비스를 통해 자사의 단말기나 OS에 소비자를 묶어 두는 록인(Lock in) 효과를 노리고 있다.
애플은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반의 애플페이를 지난해 미국에 이어 올해는 영국, 호주, 캐나다 같은 영어권 국가로 확대하고 있다. 구글도 지난 9월 미국에서 NFC 기반의 안드로이드페이 서비스를 시작했다. 구글은 새로운 운영체제 안드로이드6.0(마시멜로)가 보급되면서 안드로이드페이가 활성화되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NFC 결제기 보급률이 미국에서도 10%선에 불과한 게 애플과 구글의 걱정거리다.
LG전자는 LG페이를 내년 초 시작할 예정이다. LG페이에 여러장의 카드 정보를 하나의 카드형태의 하드웨어에 입력하고 이를 스마트폰으로 제어할 수 있는 '화이트 카드' 방식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네 편의점서도 바로 사용가능한 결제 서비스
이 같은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삼성페이가 타사와 차별화된,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주목된다.
삼성페이는 국내에서 지난 8월 출시된지 두 달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넘어섰고, 지난 9월엔 미국에서도 닻을 올렸다. 내년에는 중국, 유럽 등으로 영역을 확대한다.
전략 스마트폰(갤럭시S6,갤럭시S6엣지, 갤럭시노트5, 갤럭시S6엣지+) 에만 탑재되던 삼성페이는 이달 중순 출시되는 30만~50만원대 중저가폰 갤럭시A에도 들어간다. 출시 지역과 단말기를 확대해 삼성페이 생태계를 확장하는 셈이다.
삼성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어디서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과 편의성이다.
삼성페이는 마그네틱 보안 전송(MST: Magnetic Secure Transmission)과 근거리무선통신(NFC) 방식을 모두 지원한다. 이는 기존 결제 서비스가 NFC 방식만 지원하는 점과 차별화된 대목.
MST 방식의 결제기는 한국과 미국에서 보급률이 90%에 이른다. 삼성페이는 동네 편의점이나 제과점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최대 장점이다.
삼성페이는 스마트폰 화면을 쓸어올려 지문인증 등 본인인증 과정만 거치면 실행된다. 결제하는 매장 직원은 스마트폰을 카드처럼 결제기에 갖다대기만 하면 된다.
조진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모바일 전자결제 사용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플랫폼 생태계도 폭 넓게 확장될 전망"이라며 "플랫폼 경쟁력의 핵심은 사용자를 록인 (Lock-in)시키는 편의성"이라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삼성페이는 MST 안테나를 채용, 기존 신용카드 결제 인프라를 그대로 수용했다"며 "범용성과 편의성이 뛰어난 삼성페이가 시장 헤게모니를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삼성페이는 결제 외에도 130여개 멤버십 서비스를 지원하기 시작했고, 교통카드, 개인간결제(P2P) 서비스도 지원할 예정이다.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되는 셈이다.
신종균 삼성전자 IM 부문 대표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 중 최대의 범용성을 갖춘 삼성 페이가 지갑이 필요 없는 라이프 스타일에 더 가까워질 수 있게 할 것"이라며 "진보된 기술과 전략적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간편하고 안전한 모바일 결제 솔루션의 표준을 확립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혜정기자 hye555@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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