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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安, 대선 앙금 못 풀고 파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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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협상 결렬 이후 불통·불신 쌓여…당 혁신 갈등에 끝내 결별

[윤미숙기자] 3년 전 뿌려진 갈등의 씨앗이 파국을 낳았다. 2012년 대선 당시 손을 맞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공동대표가 13일 결별했다. 당 혁신 방안을 놓고 갈등하던 두 사람은 안 전 대표의 탈당으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문 대표와 안 전 대표의 갈등은 대선 후보 단일화 협상 때 처음 불거졌다. 양측은 단일화 룰을 놓고 대치하다 문 대표 측에서 흘러나온 '안철수 양보론'에 안 전 대표 측이 강력 반발하면서 협상 중단 사태를 맞기도 했다.

결국 단일화 협상은 결렬됐고 안 전 대표는 후보 등록을 불과 이틀 앞둔 2012년 11월 23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했다. 문 대표와의 합의에 따른 '아름다운 단일화'에 실패한 것이다. 안 전 대표가 대선을 13일 앞둔 12월 6일에서야 문 대표 지원유세에 나선 것을 두고 문 대표 측에서는 때 늦은 결정이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이 때 남은 앙금 탓일까. 문 대표와 안 전 대표는 대선 이후 여러 차례 만났지만 갈등 해소는커녕 제대로 된 소통 조차 하지 못했다.

지난 5월 당 혁신위원회 출범 과정에서 안 전 대표가 문 대표의 혁신위원장직 제안을 거절한 것은 두 사람의 관계를 멀어지게 한 계기다. 당시에도 양측은 안 전 대표의 혁신위원장직 수용 여부를 놓고 서로 다른 말을 하며 '불통' 양상을 드러냈다.

안 전 대표가 9월 초 "혁신위의 혁신안은 실패했다"고 비판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안 전 대표는 "낡은 진보를 청산해야 한다"며 자체 혁신안을 제안했지만, 문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형용 모순', '새누리당 프레임'이라고 반박했다.

안 전 대표는 당시 마음에 깊은 상처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탈당 선언 전날, 자신의 자택을 방문한 문 대표를 문 밖에 세워둔 채 탈당을 만류하기 위해 찾아온 일부 의원들에게 "생각이 다르다고 어떻게 새누리당이라고 그러느냐"고 성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안 전 대표와 문 대표의 갈등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문 대표는 11월 광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안·박 연대'를 제안했고, 안 전 대표는 이를 거부한 뒤 '혁신 전당대회'를 역제안했다. 이에 대해 문 대표는 "협력이 아닌 대결하자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다만 문 대표는 안 전 대표가 제안한 10대 혁신안을 당헌·당규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문·안·박 연대'의 가능성도 열어 두며 안 전 대표에 거듭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지난 6일 혁신 전당대회 수용을 거듭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한 뒤 칩거하며 탈당 결심을 굳혔다. 탈당 회견 전날 당 소속 의원 76명의 탈당 철회 호소문이 전달됐지만 안 전 대표의 마음을 돌리지는 못했다.

안 전 대표는 탈당 회견 직전 문 대표와 통화하며 막판 설득을 시도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문 대표에게 "당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한 특단의 대책은 혁신 전당대회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을 위해 헌신하자"고 했지만 문 대표가 끝내 거부했다고 안 전 대표가 전했다.

윤미숙기자 come2ms@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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