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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운명 걸린 이재현 최종선고 '임박'…향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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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기환송심서 '집유' 가능성 높아…이 회장 경영 복귀 기대 커

[장유미기자] 1천600억 원대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기소된 이재현 회장의 파기환송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CJ그룹이 결과를 앞두고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13년 7월 이 회장이 검찰에 구속된 후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힘겨워 하던 CJ그룹은 재판이 막바지에 다다르자 내부 긴장감이 극에 달한 상태다. 그러나 이 회장의 건강이 악화된 데다 법리 해석에 따른 '형량 감축'에 대한 가능성이 보이자 내심 좋은 결과를 기대하는 눈치다.

이재현 회장은 오는 15일 오후 1시 파기환송심 선고공판을 앞두고 있다. 이 회장은 이날 공판에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결과에 따라 이 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 여부도 가려지게 된다.

재계에서는 현재 분위기로 볼 때 이 회장이 이번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9월 이 회장에게 징역 3년, 벌금 252억 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또 이 회장이 지난 2013년 8월 만성신부전증으로 부인의 신장을 이식 받은 후 여러 일로 신장 기능을 회복하지 못한데다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까지 악화된 것도 선고 결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여러 재벌 총수들이 연이어 집행유예를 받아 '재벌 특혜' 논란이 일었던 점이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어 이 회장의 집행유예를 예단하기 이르다는 시각도 많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CJ그룹은 이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 경영일선에 복귀하기를 간절히 기대하는 눈치다. 그동안 이 회장 주도로 그룹이 성장해왔지만 2013년 7월 이후 오너의 경영 공백 장기화로 대규모 투자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경영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CJ그룹 전체 투자 규모는 지난 2012년 2조9천억 원에서 지난해 1조9천억 원으로 34.48% 감소했다. 지난해 2조4천억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집행금액은 약 79%에 불과했다. 또 2013년 역시 3조2천400억 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20% 가량(6천400억 원)이 차질을 빚었다. 올해는 투자 계획 자체를 내놓지 못했다.

반면 이 회장이 구속 수감되기 전 CJ그룹의 투자액은 ▲2010년 1조3천200억 원 ▲2011년 1조7천억 원 ▲2012년 2조9천억 원 등 해마다 늘려왔다. 특히 2012년에는 이 회장의 주도 하에 외식 및 문화 콘텐츠 사업의 글로벌 진출 확대를 위해 당초 계획 대비 20%를 초과해 투자하기도 했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 대법원 파기환송 후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사례에 비춰보면 CJ그룹도 이 회장의 선고 결과에 따라 투자 규모를 공격적으로 확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이 회장의 건강상태가 좋지 않아 그룹 전체를 통솔하기까지 상당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회장 집행유예 시 조직 개편·인사 폭 클 듯

재계에서는 재판부의 선고 결과에 따라 바뀔 수 있는 CJ그룹 조직개편과 정기 임원 인사에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CJ그룹은 이 회장이 검찰에 구속된 이후 주요 계열사의 전략기획책임자로 구성된 전략기획협의체와 손경식 회장, 이미경 부회장 등이 참가하는 비상경영위원회 등을 설치, 오너 부재로 인한 경영 공백 메우기에 나섰지만 장기 성장 동력 확보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다.

또 통상 연말연초에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으나 오너 부재 장기화로 사업에 차질을 빚으면서 지난해에는 하지 않고 올해 4월과 6월에 소폭으로 진행했다.

이 같은 상황 속에 만약 이 회장이 집행유예를 받게 되면 CJ그룹은 이달 안에 대대적으로 조직을 개편, 분위기 쇄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 회장의 건강이 좋지 않아 빠른 시일 내 경영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여 비상경영위원회 체제는 당분간 유지될 전망이다.

대신 정기 임원 인사는 큰 폭으로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CJ제일제당은 이 회장의 공백 상태에서도 좋은 실적을 기록한 만큼 각 부문별 대표 자리에 있는 김철하 사장과 이해선 부사장이 각각 부회장, 사장으로 승진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진다.

또 그룹 내 요직을 두루 거친 신현재 경영지원실 경영총괄 부사장과 김성수 CJ E&M 부사장도 사장 승진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메르스 여파로 실적이 부진했던 CJ오쇼핑과 CJ푸드빌의 경우 승진 대상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이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 그룹 내 사업 재편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또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군살을 빼고 그룹을 재정비해 완성되지 않은 후계 구도 작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서는 장녀인 이경후 씨가 그룹 모태가 된 식품 유관 사업을 맡고, 동생인 이선호 씨가 지주사를 중심으로 한 엔터테인먼트·미디어·인프라·유통 등을 맡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경후 씨가 1985년생, 선호 씨가 1990년생으로 아직 어린데다 지분율도 많지 않아 아직 후계 구도를 논할 때는 아니라는 게 그룹 측 입장이다.

반면 이번 선고공판에서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 경우 CJ그룹은 현 비상경영체제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이채욱 CJ 대표를 구심점으로 전문 경영인 체제 강화에 좀 더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이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고 주장할 만큼 건강이 악화된 상태여서 실형이 선고되면 사실상 사형 선고나 다름없다"며 "이 회장의 실형은 위기를 넘어 CJ그룹 존망 자체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미뤘던 투자가 재개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며 "그룹 성장 동력 확보에도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여 CJ그룹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유미기자 sweet@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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