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유명 게임 '애니팡'을 활용한 '애니팡 맞고'를 제외한 카카오 보드 게임들이 이렇다할 성적을 못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초 새로운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모았던 카카오 보드 게임이 예상밖 부진을 털어낼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구글플레이 최고매출 순위에 따르면 선데이토즈(대표 이정웅)의 '애니팡맞고 포 카카오(이하 애니팡맞고)'가 43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국내 서비스 중인 모바일 보드 게임 중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포커(25위)' 바로 뒤를 잇는 성적으로 이달 1일 동시 출시된 카카오 보드게임 중 가장 높은 순위다.
하지만 애니팡 맞고를 제외하면 보드게임은 맥을 못추고 있다.
조이맥스의 '맞고의신'과 엔진의 '프렌즈맞고'는 200위 권에, 다른 보드 게임들보다 한 주 늦게 출시된 파티게임즈의 '아이러브맞고'와 '장기2.0' '오목' '인생역전윷놀이'는 500위 권에 머물러 있다.
국민게임으로 불리운 애니팡 캐릭터를 접목시킨 애니팡 맞고와 그렇지 않은 보드 게임들간의 성적이 명확히 갈린 것이다.
'뮤오리진' '갓오브 하이스쿨' 등의 보드게임도 기존 인기게임을 활용해 인기를 모았다. 이처럼 지금까지는 인기게임을 기반으로 하는 보드게임만 성공하고 있는 셈이다.
선데이토즈 관계자는 "친숙한 애니팡 브랜드를 통해 서비스 초반 고객들의 접근성 확보에 성공했던 것 같다"며 "애니팡 맞고가 실시간 대전 게임인 만큼 접속자의 숫자가 중요한데,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인기가 점차 상승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성인 이용자들에게 친숙한 애니팡 캐릭터를 활용한 애니팡 맞고의 선전은 어느정도 예견됐던 상황"이라며 "애니팡 맞고를 제외한 나머지 파이를 다른 보드 게임들이 얼마나 나누게 될지 여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실적 부진 카카오 보드 게임…반등 가능할까
이같은 경향에도 다른 카카오 보드 게임들이 반전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카카오 보드 게임에는 이렇다할 수익모델(BM)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보드 게임의 사행성 우려 때문이다.
선데이토즈, 엔진, 파티게임즈, 조이맥스 등 4개사는 카카오 보드 게임을 출시하기 전 '클린 모바일 보드게임'을 선언한 바 있다.
남궁훈 엔진 대표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모바일 보드 게임 개발사들은 클린 모바일 보드게임을 선언한 것처럼 기존 게임머니 중심의 BM이 아닌 캐주얼 게임 BM에 무게중심을 두고 고스톱의 사행적 요소를 최소화하는데 힘을 쏟았다"며 "경쟁 상황 때문에 캐주얼 게임의 기본 공식인 '하트'와 판수 제한을 강하게 적용하지 않고 있다"고 언급한 바 있다.
다만 사행성 우려를 일으키지 않으면서 매출을 일으키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이어서 당분간 보드 게임의 성적은 답보 상태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업계에서는 내년 초 완화되는 정부의 보드게임 규제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을 보인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보드 게임 월 결제 한도를 기존 3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상향하고 분기당 1회씩 진행하던 본인인증을 연 1회로, 불법 환전의 우려가 없는 건전 게임물일 경우 특정 상대방을 지정해 게임을 할 수 있게 하는 내용의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보드게임 규제)'을 지난달 입법예고했다. 이는 업계 의견 수렴 과정을 거친 뒤 내년 2월23일 시행된다.
업체 관계자는 "정부 규제가 완화되는 2월을 기다리고 있다"며 "카카오 측에서 보드 게임에 적극적으로 힘을 실어주고 마케팅 등이 이뤄진다면 매출 반등이 일어날 것으로 조심스레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문영수기자 mj@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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