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분당 위기에서 문재인 대표가 조기 선대위 수습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분당의 키맨으로 꼽히는 김한길 전 대표는 '변한 것이 없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위기는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표는 2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의 단합과 총선 승리를 위해 혁신과 단합의 기조로 선대위를 조기 출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조기 선대위는 문재인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지는 않지만 공천을 비롯한 대부분의 권한을 선대위에 넘기고 인재 영입과 야권 통합 정도로 대표의 권한을 축소하는 안으로 문 대표가 대표의 2선 후퇴를 요구한 비주류의 요구에 일종의 결단을 내린 것이다.
이는 수도권과 중진 의원들이 제안한 안이다. 중진의원들은 이날 오찬 모임을 갖고 현 상황의 타개책으로 조기 선대위 구성을 당 소속 의원들 전체에게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3선 이상인 문희상·김성곤·박병석·신기남·원혜영·조정식 의원은 회동을 끝낸 후 보도자료를 통해 "당을 빠른 시일 내에 안정화시키고 공정한 공천 관리와 총선 승리를 위해 20대 총선에 관한 모든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고 당대표와 최고위는 일상적인 당무만 보는 방안"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분당 사태의 핵심 인물인 김한길 전 대표는 '변한 것은 없다'는 입장이었다. 김 전 대표는 문 대표의 조기 선대위 수용 소식을 듣고 "제 고민의 주제는 총선에서의 야권승리로 어떻게 정권교체까지 실현할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 대표의 측근은 "바뀐 것은 하나도 없다"면서 "당헌당규 상 대표의 권한에는 공천이 포함돼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문 대표의 퇴진이 이뤄지지 않으면 탈당 등의 행동이 불가피하다는 것이어서 분당 가능성은 여전하다.
그러나 탈당을 고민하고 있는 호남 의원 측은 "지금 상황은 (김한길 의원이 선도 탈당한) 2007년 상황과는 다소 다른 것으로 판단돼 고민하고 있다"고 할 정도로 상황은 불투명하다. 문 대표가 조기 선대위 구성에 공감한 가운데 대표의 사실상 2선 후퇴안으로 야당의 분당 국면이 해소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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