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TV, 지상파 VOD 공급 중단되나

[조석근기자] 오는 1일부터 케이블TV 지상파 방송 다시보기(VOD) 서비스가 중단될 가능성어 커졌다. VOD 대가 재산정과 일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의 VOD 서비스 가능 여부를 둘러싼 케이블TV 업계와 지상파 3사의 협상이 결렬 수순을 밟고 있다.

케이블 업계와 지상파 3사의 협상 기간은 31일 자정을 기해 종료된다. 케이블 업계는 남은 시한 동안 지상파 3사를 설득한다는 입장이지만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은 상황이다.

케이블TV VOD(구 홈초이스) 최정우 대표는 31일 오전 서울 서대문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통해 "지상파 방송사들이 개별 SO에 대한 VOD 공급을 끊지 않으면 케이블 채널에 대한 VOD 공급을 전면 중단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 중으로 지상파 방송들이 의견을 번복하지 않는다면 오늘 자정을 기해 케이블 가입자에들에 대한 지상파 VOD 공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케이블 업계를 대신해 지상파 방송사들과 협상해온 케이블TV VOD의 '협상 결렬' 선언이다.

그간 케이블 업계와 지상파 방송사는 케이블 채널의 VOD 대가 재정산과 10개 SO의 VOD 서비스 가능 여부를 두고 대치해온 상황이다. 먼저 VOD 대가 재정산과 관련해 지상파는 내년부터 케이블 업계에 무료 VOD에 대한 정산 방식을 기존 정액제 정산에서 가입자당 대가산정(CPS)로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 업계는 지난해 유·무료 VOD 서비스에 대한 대가로 같은 기간 매출액 1천500억원보다 많은 1천860억원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무료 VOD 부문에서 케이블 가입자 전체를 대상으로 대가산정이 이뤄질 경우 적자가 지금보다 심화된다는 것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현재 10개 SO 사업자들과 재송신 여부를 두고 방송권·재산권 침해 등을 이유로 소송을 진행 중이다. 지상파는 이들에 대해 VOD 서비스를 공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케이블 업계는 소송 결과와 VOD 서비스 공급 여부는 별개라며 맞서고 있다.

최 대표는 "내년 VOD 대가를 CPS 방식을 도입해 올해보다 15% 내에서 올릴 수 있다는 게 케이블 업계 입장"이라며 "우리가 대가 산정 문제에서 한발 양보한 만큼, 지상파 방송들도 개별 SO 사업자들의 VOD 서비스 배제를 철회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소송이 진행 중인 업체들에게 VOD 공급 중단을 압박하는 것은 결국 소송에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치려는 것 아니냐"며 "지상파 방송이 협상 종료를 선언했지만 (협상 기간이 종료되는) 오늘 자정까지 지상파 업체들을 설득해 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전격적인 합의가 뒤따르지 않는 이상 오는 1일부터 케이블 채널에 대한 신규 VOD 공급은 중단된다. 다만 올초부터 31일 자정까지 방송된 KBS와 SBS 콘텐츠는 내년 연말까지 VOD 서비스로 공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