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경기자] 최근 체감물가가 높은 상황에서 물가지수가 낮은 것은 물가지수에 경기에 덜 민감한 품목들의 가격 하락 비중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20일 한국은행 조사국 물가동향팀의 박성하·최강욱 과장이 작성한 '물가지수 구성항목별 경기민감도 분석' 자료에 따르면, 최근 경기와 물가 간의 괴리현상은 경기비(非)민감품목의 영향력이 확대된 데 주로 기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 근원물가지수를 구성하는 품목은 총 429개로, 이 가운데 경기민감품목(곡물/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 집세, 공공서비스, 외식서비스, 기타 등)이 56.1%, 경기비민감품목(곡물/축수산물, 공업제품, 전기/수도, 공공서비스, 외식서비스, 기타 등)이 43.9%로 이뤄져 있다(가중치 기준).
이들 분석에 의하면, 경기민감품목은 지난 2012년 이후 구성품목이나 경기민감도의 변화가 거의 없었다.
반면에 경기비민감품목(공업제품, 공공요금 관련 품목, 축산물 및 개인서비스 등 200개)의 가격지수를 합산해 구하는 경기비민감지수는 근원인플레이션에 대한 기여율이 지난 2001~2011년 30% 수준에서 2015년에는 60%까지 높아졌다.
경기비민감지수의 약 40%를 차지하는 공업제품은 주요 선진국과 유사하게 글로벌 경쟁 심화, IT제품 품질 개선, 수입물가 영향, 담뱃값 인상 등으로 경기흐름과의 관계가 약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경기비민감지수의 40% 비중인 공공요금 관련 품목과 20% 비중인 축산물·개인서비스도 무상급식·보육제도, 정부의 미시적 물가대책, 한우 수급조절 정책 등으로 2012년 이후 경기역행적 움직임이 강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박성하·최강욱 과장은 "앞으로도 물가에 대한 경기비민감품목의 영향력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며 "정확한 물가압력 판단을 위해서는 이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글로벌화 진전 등으로 공업제품 등의 가격하락 추세가 이어지고 있으며, 공공요금 등 여타 경기비민감품목으로 인해 물가지표가 경제 기초여건과 괴리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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