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송무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사람으로 꼽히는 안대희 전 대법관이 서울 마포갑 출마를 확정지으면서 이 지역이 총선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당초 안 전 대법관은 부산 해운대 출마를 고려했으나 당 지도부의 험지 출마 요구에 서울 마포갑을 선택했다. 마포갑은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지난 17대에 이어 징검다리 재선을 이룬 곳이다.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로 마포갑은 강승규 전 의원과 현역 의원인 노웅래 의원의 3파전이 되는 모습이다. 현재 서울에서 야당 의원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마포갑에서 승리하면 여권은 열세인 서울 강북 지역에서 교두보를 확보할 수 있다. 새누리당은 안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는 등 힘을 싣고 있다.
거물급인 안 전 대법관이 출마를 선택했지만 이 지역 의원인 노웅래 의원 역시 만만치 않다. 노 의원은 18대 총선에서는 이명박 정권 탄생 이후 여권 우위 분위기 속에서 낙선했지만 19대 총선에서 다시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다. 당시 상대였던 신영섭 전 마포구청장을 12% 포인트의 상당한 차이로 앞서는 등 그동안 닦아왔던 지역 표심을 확인했다.
◆여권 경선 방식이 관건, 100% 여론조사 VS 당원 국민 7:3
새누리당 후보인 안대희 전 대법관과 강승규 전 의원은 우선 치열한 당내 경선을 치러야 한다. 우선 경선 방식이 갈등 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대법관은 영입인사가 있는 곳에 한해 치르게 돼 있는 여론조사 100% 경선 방식을 선호하고 있지만, 강 전 의원은 국민 7 대 당원 3의 당내 경선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안대희 전 대법관은 지난 18일 각종 방송사 라디오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해 100%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선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안 전 대법관은 18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어려운 곳에서 아군끼리 먼저 싸운다면 본선에서 싸울 힘이 남아 있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번에 입당한 것이 맞기 때문에 당연히 영입한 새로운 사람이 맞다"고 말했다.
그는 강승규 전 의원이 100% 여론조사 방식이 불공평하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보이는 방법은 공정하다고 하고 불리해 보이는 방법은 불공정하다는 건 조금 이상하다"면서 "당원협의회장은 조직을 오래전부터 관리를 하는데, 그 조직은 정치 신인에게는 진입장벽임에는 틀림없다. 당이 잘 알아서 결정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반면 강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피눈물 나는 노력으로 재건한 당협을 송두리째 빼앗아가려는 책동은 더 큰 도둑"이라며 "안 후보가 마포갑에 출마하는 것을 반대하지 않지만 당이 확정한 경선 규칙을 따라야 한다. 영입인사도 아니고 험지도 아닌 만큼, 당원 대 국민 비율 3대7을 지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안 후보 요구대로 영입인사나 험지출마자로 인정하여 100% 구민 여론조사를 강행한다면 이는 분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그 분열의 결과는 필패"라고 강력한 입장을 보였다. 여권 인사끼리의 지나친 경선 총력전이 오히려 본선에서의 경쟁력을 떨어뜨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당이 안 전 대법관을 지명직 최고위원에 임명한 것에 대해서도 "지명직 최고위원이 당 대표 고유 권한이라 하더라도 평시가 아닌 경기가 이미 진행되고 있는 엄중한 시기에 특정 후보를 지명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불공정 경선이라고 지적했다.
◆노웅래 3선 달성? 야권 분열 여부가 관건
3선에 도전하는 노웅래 의원은 선친인 노승환 전 국회부의장의 대를 이어 마포갑을 닦아와 경쟁력이 상당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난 18대 총선에서 강승규 전 의원에 고배를 마시는 등 압도적인 상황은 아니다.
일단 마포갑 지역은 지난 19대 총선 이후 새롭게 유입된 아파트 민심을 누가 잡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바람이 상당한 역할을 했던 수도권 선거인 만큼 야권 분열 변수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노 의원은 비주류 성향으로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인사들과도 교분이 깊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에 합류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었지만, 노 의원은 더민주 잔류를 선택했다.
박빙 승부가 치러질 수도권 지역에서 국민의당, 천정배 의원의 국민회의 등이 야권연대를 이룰 지도 관건이다. 안철수 의원이 야권 연대에 연일 거부 방침을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 지역에서 국민의당 후보가 출마하면 선거 향배는 쉽게 점칠 수 없게 된다.
노웅래 의원은 안대희 전 대법관의 출마에 "낙하산으로 꽂으면 그냥 찍으라는 것은 마포사람을 너무 무시하고, 깔보는 것"이라며 "이번 마포갑 선거는 '국민에게 진실된 사람=진국'과 '박근혜 대통령에 진실된 사람=진박'의 대결이라고 강조했다.
채송무기자 dedanhi@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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