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근기자] "지난해 신규 기변 가입자의 20% 정도가 선택약정할인제에 가입했다. 지난해 매출 감소의 주된 원인이다."
SK텔레콤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2일 지난해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이같이 털어놓았다. 단말기 지원금에 상응하는 20% 요금할인. 선택약정할인제가 SK텔레콤의 발목을 단단히 붙잡은 것이다.
선택약정할인제 이용자는 제도 도입 1년여만에 최근 500만명을 돌파하며 급증하는 추세다. 통신업계 입장에서 영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예측이 통신업계 1위 사업자의 실적을 통해 현실화된 셈이다.
◆선택약정할인 500만 돌파, SK텔레콤 '직격탄'
SK텔레콤은 이날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6.4% 감소한 1조7천80억원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2% 감소한 17조 1천370억원, 순이익은 15.8% 감소한 1조 5천160억원이다.
SK브로드밴드와 SK플래닛, SK텔링크 등 자회사를 제외한 SK텔레콤의 같은 기간 별도기준 매출액은 전년보다 3.5% 감소한 12조5천570억원이다. 이 가운데 주력사업인 이동통신 매출은 2.4% 감소한 10조9천140억원을 기록했다.
경쟁업체 가입자들이 SK텔레콤 가입자에게 전화를 걸 때 납부하는 망접속수익도 14.3% 하락한 7천480억원이다. 2014년 12월 요금인하 결과가 반영된 것이다. 그밖에 회선임대, 유선재판매, 솔루션 및 하드웨어 부문 매출도 6.8% 감소한 7천480억원이다.
지난해 SK텔레콤 실적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2014년 10월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 시행과 동시에 도입된 선택약정할인제도로 꼽힌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선택약정할인제 가입자는 지난 25일 기준 500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이들 가운데 지난해 4월 통신요금 할인율을 종전 12%에서 20%로 상향한 직후 가입자가 483만명(96%)에 달한다. 단통법상 단말기 공시지원금 상한이 33만원으로 제한된 상황에서 약정기간 동안 매월 20%씩 통신요금을 할인받는 조건이 가입자들로선 그만큼 매력적이라는 것이다.
SK텔레콤의 선택약정할인 가입자는 대략 200만명으로 전체 가입자의 40% 선으로 꼽힌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에서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기록하는 만큼 선택약정할인제 도입으로 인한 피해도 그만큼 크다는 것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2014년 11월 가입자당 1만1천원을 받던 가입비 폐지와 함께 지난해 매출 하락의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비싼 요금제를 사용하는 가입자일수록 혜택을 많이 보는 구조이다 보니 통신사 입장에선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CJ헬로 인수하면 2~3년 내 영업익 2조원"
SK텔레콤은 그나마 자회사들의 실적 개선이 이같은 실적 부진을 상당 부분 만회했다는 입장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 매출액은 SK하이닉스를 포함해 7조7천500억원가량이다.
이들 가운데 SK브로드밴드의 IPTV 가입자 증가, SK플래닛 11번가의 판매 증가 등으로 자회사 매출도 지난해 전년보다 4천700억원 늘었다고 한다.
한편 SK텔레콤의 같은 기간 마케팅 비용은 전년보다 14.5% 감소한 3조550억원을 기록했다. 투자지출(capex)도 11.8% 감소한 1조8천910억원이다.
황근주 전략기획부문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을 통해 "CJ헬로비전을 인수하면 차세대 미디어 콘텐츠 시장에서 규모의 경제를 기반으로 통신매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수가 성사될 경우) 향후 2~3년 내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실현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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