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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CJ헬로 M&A에 학계 전문가도 '정면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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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신세기통신 인수사태" vs "결합시장 요금할인 전면전"

[조석근기자] 미래창조과학부와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2일 공동 주최한 'SK텔레콤·CJ헬로비전 인수합병 전문가 토론회'에서 학계 전문가들의 격렬한 찬반 논쟁이 벌어졌다.

이번 인수합병이 성사될 경우 SK텔레콤의 통신시장에 대한 독점적 지배력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는 주장이 한 축을 이뤘다. 다른 쪽에선 결합상품 시장을 둘러싼 경쟁 전면전으로 오히려 소비자 이익이 증가할 것이라고 맞섰다.

국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와 케이블TV 가입자 1위 업체의 결합인 만큼 이번 인수전에 대한 업계의 뜨거운 관심을 반영한 것이다.

◆"SKT 알뜰폰까지 먹나" vs "실제 시장영향 미미"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전문가 토론회'는 SK텔레콤이 알뜰폰 시장 1위 업체인 CJ헬로모바일을 인수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는 논쟁에서부터 출발했다.

SK텔레콤의 과반에 가까운 이동통신 시장 점유율 때문에 CJ헬로비전을 인수할 경우 통신시장 지배력은 지금보다 더 강화되고 통신요금도 오르게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

국민대 김종민 교수는 "SK텔레콤의 우위로 고착화된 이동통신 시장 구조를 개선하고자 정부가 알뜰폰을 도입하면서 경쟁여건을 조성한 것"이라며 "이번 인수합병 시도로 정부의 통신정책 근간이 훼손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의 지난해 12월 가입자는 2천620만명가량으로 전체 이동통신 시장의 45%에 달한다. CJ헬로모바일의 가입자는 85만명으로 전체 이통 가입자의 1.5%를 차지한다.

이를 근거로 이번 인수합병으로 인한 SK텔레콤의 시장 지배력 강화 가능성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반론도 제기됐다.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CJ헬로비전의 지난해 이동통신 가입자는 1만명 증가에 그쳐 성장이 정체된 상태"라며 "SK텔레콤 입장에선 인수합병이 이뤄져도 자사 알뜰폰 SK텔링크까지 포함해 과반 이상의 시장점유율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인수로 SK텔레콤 통신 결합상품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반대로 경쟁 촉발로 오히려 소비자 이익이 늘 것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최근 통신업계는 결합상품에 대한 판매 경쟁을 가속화하는 추세다. 이동통신 서비스를 중심으로 초고속 인터넷과 IPTV 서비스를 함께 묶어 판매하고 있는 것. 특히 IPTV는 통신 3사가 통신시장의 정체를 극복할 유력한 차세대 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SK텔레콤의 지배력 강화 주장이 나오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CJ헬로비전이 케이블TV 가입자들을 흡수해 결합상품 판매를 강화하면, 이는 결국 SK텔레콤의 통신시장 점유율 증가로 귀결된다는 논리다.

한양대 이호영 교수는 "CJ헬로비전은 전국 23개 권역 중 19개 권역에서 독점 혹은 준독점 지위를 갖춘 지배적 사업자"라며 "이번 인수전은 SK텔레콤 우위 시장구조를 결정한 2001년 신세기통신 합병을 연상시킨다"고 지적했다.

반면 아주대 김성환 교수는 "KT를 비롯한 경쟁업체들이 이번 인수전을 사생결단식으로 반대하는 이유에 주목해야 한다"며 "KT가 우세한 결합상품 시장에서 가격할인을 통한 진검승부가 벌어진다는 의미인 만큼 소비자 입장에선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는 충남대 염영배 교수, 인하대 신일순 교수, 경희대 강병민 교수, 건국대 권남훈 교수, 동국대 이경원 교수, 부산대 주진열 교수 등이 참여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달 중 한 차례 토론회를 더 열어 여론을 수렴하고 이번 인수합병에 대한 심사에 반영할 계획이다.

조석근기자 feelsogood@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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