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유미기자] 홈쇼핑 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취급액 기준으로 매년 업계 3위였던 현대홈쇼핑이 지난해 CJ오쇼핑을 누르고 개국 이래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홈쇼핑 업체별 지난해 취급액은 GS홈쇼핑이 1.8% 늘어난 3조5천120억 원, 현대홈쇼핑이 10.3% 증가한 3조1천84억 원, CJ오쇼핑이 3.8% 감소한 3조555억 원으로 집계됐다. 취급액은 TV 방송과 온라인을 통해 판매한 전체 총액을 뜻한다.
홈쇼핑 업계는 서로 다른 기준을 앞세워 매년 선두 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통상 매출액, 영업이익 보다 취급액을 기준으로 업계 순위를 언급해왔다.
CJ오쇼핑은 지난 2014년까지만 해도 취급액 3조1천800억 원으로, GS홈쇼핑(3조4천500억 원)에 이어 업계 2위를 기록했다. 2012년부터는 GS홈쇼핑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서기도 하는 등 GS홈쇼핑과 순위 경쟁을 계속 벌였다.
실제로 2012년 취급고는 GS홈쇼핑이 앞섰으나, CJ오쇼핑이 1조773억 원, GS홈쇼핑이 1조196억 원을 기록해 GS가 선두 자리를 내줬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홈쇼핑이 CJ오쇼핑보다 개국이 5년 가량 늦어 그동안 어느 정도 격차가 유지됐지만 지난해 취급액으로 역전하면서 업계에선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일각에선 롯데홈쇼핑보다도 뒤져 업계 4위까지 내려갔을 것으로도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취급액 대신 매출액을 놓고 보면 순위는 뒤바뀐다. 지난해 매출액은 CJ오쇼핑이 1조1천194억 원으로, GS홈쇼핑(1조913억 원)을 제치고 1위다. 현대홈쇼핑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8천90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취급액 중 판매업체에 판매 원가 등을 뗀 후 남은 판매 수수료만 모아 산출한다.
또 영업이익 기준으로도 CJ오쇼핑(1천141억 원)이 근소한 차이로 GS홈쇼핑(1천125억 원)과 현대홈쇼핑(1천107억 원)을 누르고 1위를 차지했다.
이처럼 각 기준 마다 순위가 변하는 이유는 홈쇼핑 자체브랜드(PB) 때문이다. PB 제품 비중이 늘수록 취급액이 대부분 매출로 잡힌다. 이로 인해 PB 제품 비중이 높은 CJ오쇼핑은 경쟁사에 비해 PB 제품 판매 실적 영향을 더 크게 받게 된다.
지난해 3분기까지 CJ오쇼핑의 PB 제품 비중은 29%로, 롯데홈쇼핑(11%) 등 다른 홈쇼핑보다 많은 편이다. CJ오쇼핑은 2012년 PB 제품 덕분에 매출액 1위까지 달성했지만 이제는 업황이 나빠지면서 PB 제품의 재고 처리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여기에 매출 하락도 이어져 내부적으로 고민에 휩싸였다.
CJ오쇼핑 관계자는 "현재 상품 포트폴리오 개편 등을 통한 수익성 개선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며 "올해는 상품 경쟁력을 강화하고 외형 성장보다는 수익 위주 경영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밝혔다.
--comment--
첫 번째 댓글을 작성해 보세요.
댓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