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영수기자] 왕년에 판타지 소설 좀 읽어봤다는 사람이라면 모를리 없는 작품이 하나 있다. 이영도 작가가 집필한 '드래곤라자'다.
드래곤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 드래곤라자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모험담을 그린 이 작품은 판타지 소설 붐을 일으키게 할 정도로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에 실릴 만큼 작품성과 완성도를 인정받기도 했다.
드래곤라자를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이 나왔다. 로코조이인터내셔널(대표 싱샨후)가 11일 출시한 '드래곤라자'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개발은 국내 게임사인 비전브로스(대표 이상훈)가 맡았다.
보통 드래곤라자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작품을 소재로 한 콘텐츠가 나올때면 팬들 사이에서 나오는 반응이 하나 있다. 바로 원작을 망치지 말아달라는 것이다. 원작을 어설프게 녹이거나 전혀 다른 형태로 내놓는 괴작이 나올때면 팬들의 질타가 어김없이 이어진다.
요즘 게임업계에서 인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 게임이 흥행공식으로 각광받는 추세지만 그렇다고 이같은 공식을 따른 모든 게임이 성공하지 못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신작 드래곤라자는 그런 면에서 팬들의 엄중한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드래곤라자는 고품질 3D 그래픽과 역동적인 액션을 담은 역할수행게임(RPG)이다. '후치 네드발' '이루릴 세레니얼' 등 이름만 들어도 친숙한 원작의 주인공들이 그대로 게임 속에 등장한다. 소설을 읽으며 머릿 속에서만 상상했던 인물들을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색다른 재미가 느껴졌다. 물론 일부 팬들은 '나의 이루릴은 이렇지 않아'라며 싫어할 수도 있겠다. 음악도 공을 많이 들인 듯 했다.
이 게임은 원작의 시간대를 그대로 답습한다. 사악한 악룡 '아무르타트'를 처치하러 군대가 출동했다는 부분에서 게임이 시작된다. 소설로 치면 극초반이다. 모험모드를 플레이 할수록 원작의 스토리 라인을 고스란히 밟아가는 구조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원작 팬들로부터 질타를 받지 않기 위한 가장 안전한 길을 택한 셈이다.
이용자는 소설 속 주인공 후치의 시점에서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대마법사 '타이번 하이시커'가 친히 게임을 하는 법을 알려준다. 시중에 출시된 액션 RPG들을 플레이해봤다면 무리없이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용자 인터페이스(UI) 역시 큰 괴리감은 느껴지지 않는다. 모험 모드를 플레이할 때마다 행동력(하트)을 소진하는 데 이 역시 앞선 게임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이다.
소설 속에서 주인공들이 그룹을 이뤄 모험을 떠나듯, 이 게임 역시 그룹 플레이를 진행하게 된다. 이용자는 3인으로 구성된 자신만의 팀을 만들어 전투에 임해야 한다. 전투는 단일 캐릭터가 수행하며, 화면 좌측상단에 위치한 인물 아이콘을 터치하면 해당 인물로 교체되는 방식이다. '몬스터길들이기' '영웅' 등을 플레이 했다면 익숙할 방식이다. 초기에는 주인공 '후치 네드발'과 '칼 헬턴트'만 주어지지만 게임을 플레이할수록 점차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의 숫자가 늘어나는 구조다.
액션감은 꽤나 출중한 편이었다. 주인공 후치가 검을 휘두를 때 나오는 궤적과 타격 효과가 다소 과하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또 그렇기 때문에 보는 재미가 있었다. 기술 아이콘 디자인 등에서도 개발진의 손때가 많이 묻어났다. 마법을 사용할 때 표현되는 그래픽도 수준급. 단 자동전투시 영웅 교체가 안되는 점은 다소 불편했다.
정리하면 드래곤라자는 검증된 원작의 스토리 라인에 마찬가지로 검증된 게임성을 갖춘 영리한 게임이라고 판단된다. 그래픽도 이만하면 이용자들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분히 충족시킬 정도. 이 게임을 접한 팬들이 어떠한 평가를 내릴지는 이제 게임사의 운영에 달릴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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